"'벌써 16년이나 됐어?'가 아니라, '아직 16년밖에 안됐어?'입니다."
남성 아이돌그룹 신화는 23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16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약 1만 4000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앙코르곡을 포함해 총 30곡을 열창하며 약 180분을 오롯이 '신화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신화는 '스카페이스(Scarface)'와 '비너스(Venus)' '브랜드 뉴(Brand New)' 등 3곡을 연이어 부르며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22일부터 양일간 공연을 진행한 이들은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어제보다 더 많은 팬들이 객석을 메워주셨다. 감사하다"며 "팬들 역시 신화 멤버의 일원이 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전진은 앤디의 부재를 언급, 이목을 끌었다. 그는 "이 자리에 없는 한 멤버를 위해서라도 더욱더 즐거운 공연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앤디는 이번 16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불법 도박에 연루, 반성과 자숙의 의미로 무대에 오르지 않기로 한 것. 때문에 공연 전부터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앤디의 부재로 나머지 멤버들은 더욱 공연을 알차고 특별하게 구성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앤디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콘서트를 준비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이래 세 번째로 진행되는 데뷔 기념 3월 콘서트는 팬들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올림픽 체조경기장 역시 신화와 팬들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 2001년 신화의 첫 콘서트를 포함해 2012년 4년의 공백 후에 연 컴백 콘서트 등을 펼친 장소로,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한 새로운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 나갈 '바로 이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신화의 다섯 멤버는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이틀간 총 2만 7000명을 감동하게 했다.
◆ "우리 오래가자!"…16년을 함께한 '신화창조'를 위해
이번 콘서트는 16년을 함께 해준 팬들을 위한, 관객들과 호흡한 공연이었다.
먼저 스탠딩석은 물론 2, 3층 관객들을 위해 맞춤형 무대를 마련했다. 공연장 전체를 활용한 돌출 무대, 그리고 스탠딩석 관객들과도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 브릿지 무대를 설치했다. 관객들과의 교감을 최우선으로 한 무대에 팬들도 큰 함성과 환호로 화답했다.
더불어 이번 콘서트에서 11집 음반 수록곡 '마네킹(Mannequin)'과 10집 음반 수록곡 '무브 위드 미'(Move with Me)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첫 공개에 그치지 않고, 이번 콘서트를 위해 새롭게 재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마네킹'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사운드가 포인트인 어쿠스틱 댄스 곡으로 재탄생됐고, '무브 위드 미'는 섹시한 연출이 돋보이는 안무 구성으로 큰 함성을 이끌어냈다.
◆ "지옥에서 온 신화중대"…폭소 만발 '할배' 신화
올해로 데뷔 16년, 가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통해서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화. 이들의 감출 수 없는 끼는 무대 사이 코멘트를 이어가는 순간에 빛을 발했다.
이제는 '가족'과도 같은 멤버들은 서로 장난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팬들을 웃게 했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이 주를 이뤘던 첫 번째 코멘트에 이어 멤버들은 전진의 진행으로 근황 토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동완은 "최근 뮤지컬을 끝내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고, 신혜성 역시 "쉬는 동안 스포츠에 빠져 있어서 야구, 볼링, 골프 등을 하면서 즐겁게 보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새 음반 준비 역시 계획하고 있다"고 해 팬들의 환호를 얻었다.
이민우는 "'택시'라는 신곡으로 활동했다. '댄싱9'의 시즌2에 마스터로 합류하게 됐다"고 계획을 전했다.
아울러 에릭은 "개인 음반을 계속 미루고 있는데, 그것을 비롯한 신화 음반과 영화, 드라마 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반성하고 바쁘게 지내려고 노력하겠다"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전진은 "활동 중인 멤버들을 응원하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근황 토크를 마무리했다.
또 이날 신화는 특별히 제작한 영상으로도 팬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지옥에서 온(ON) 신화중대'라는 타이틀 아래 전쟁에 참여하게 된 신화와 노년이 된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은 특유의 재기발랄한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객석의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영상의 끝에는 신화의 진심어린 메시지가 흘렀다. '16년이나 됐어?'가 아니라, '16년밖에 안됐어?'입니다…사랑합니다'.
◆ "16년밖에 안됐어?"…또 다른 시작
3시간을 오롯이 '신화의 것'으로 채운 신화. 팬들과 호흡, 댄스와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것은 물론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한 멤버들은 이번 공연으로 데뷔 16년이라는 관록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신화는 'I Pray 4 U'와 'Stay', 'YO!' 등 본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앙코르 곡을 연이어 부르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공연 말미에는 이번 콘서트에 오르지 못했던 앤디가 깜짝 등장, 16주년의 의미를 또렷하게 했다. 앤디는 마지막 곡인 '요(YO)'의 무대의 끝, 모습을 드러내 팬들의 환호와 함성을 한몸에 받았다.
앤디는 "제가 여러분들 앞에 서도 될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팬들과 멤버들, 진심으로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팬들은 "괜찮아"를 외쳤고 곳곳에서는 우는 팬들의 모습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앤디의 등장은 '히어' 콘서트는 16주년의 의미를 더욱 뚜렷하게 했고, 감동 역시 배가시켰다.
신화는 이날 콘서트에서 오는 10월 정규 12집 음반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내놓은 11집 음반 타이틀곡 '디스 러브(This Love)'로 음악 프로그램에서 8번 1위라는 기록을 세우고, 국내 최초로 '보깅 댄스'를 선사하는 등 가요계에 새 역사를 쓴 이들이 또 한 번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