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 소동을 벌인 공익근무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현장은 경찰 치안센터로부터 불과 100여m 떨어져 있었지만 당시 치안센터는 주말이라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금품 요구를 거부한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벽돌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공익요원 A(2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11시 10분께 서초구 반포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B(25ㆍ여) 씨의 금품을 빼앗으려다 B 씨가 반항하자 흉기로 B 씨의 얼굴을 찌르고 벽돌로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현장에서 숨졌으며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2시간 가까이 대치하다 이날 새벽 1시 15분께 체포됐다.
A 씨는 사건 당일 길거리를 배회하던 중 귀가 중인 B 씨를 발견하고 뒤를 쫓아갔다.
A 씨는 빌라 앞에 도착한 B 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함께 집에 들어가려 했지만 “집에 친구들이 있다”며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흉기를 휘두렀다.
경찰은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A 씨가 도주하는 것을 막았다. 당시 B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 씨는 주차장 안쪽에서 자신의 목에 흉기를 대고 “외롭게 살았고 사람들이 나를 괴롭힌다. 접근하면 자살하겠다”라며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A 씨가 극도로 흥분 상태라고 판단한 경찰은 그의 요구대로 담배와 커피 등을 건네며 설득 작업을 벌였다. A 씨는 결국 2시간여 뒤 스스로 흉기를 버리고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B 씨를 뒤쫓기 직전 인근의 한 PC방에서 6만∼7만원이 들어 있던 다른 손님의 지갑을 훔친 사실도 확인됐다.
A 씨는 지난해부터 경기도 김포의 한 주민센터 소속 복지관에서 행정 작업을 보조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 20일 정오 공익근무를 하던 복지관을 무단으로 이탈했으며 당일 오후 어머니와 말싸움을 한 뒤 집을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PC방에서 나와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그냥 B 씨가 보여서 쫓아갔다. 흉기는 누군가를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고 준비한 것이지 처음부터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A 씨가 범행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마스크와 흉기 2점을 압수했다. 흉기 1점은 서울의 한 마트에서 샀으며 나머지 1점은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이며 정신질환 등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은 부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건 현장은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 치안센터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거리였지만 당시 치안센터는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 현장을 목격한 일부 주민들은 신고를 하려고 치안센터를 찾았지만 아무도 없어 신고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치안센터는 야간과 주말ㆍ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며 “치안센터에 경찰관이 있어도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업무는 지구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