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정형돈이 포착됐다. 불안장애로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했지만, 정형돈은 아직 대중과 함께 하고 있다. 심지어 한 연예정보프로그램에도 등장했다. 현장사진이 공개됐다.

정형돈은 지난 12일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방송활동 중단 소식을 전했다.“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이었다.

하지만 정형돈은 어디에나 있었다. 아직 정형돈의 빈 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기존 녹화분이 방송되며 월요일 밤엔 ‘냉장고를 부탁해’(JTBC)에서, 화요일 밤엔 ‘우리동네 예체능’(KBS2), 목요일엔 ‘돈 워리 뮤직’(K-STAR)에서, 토요일엔 ‘무한도전’(MBC)에서 얼굴을 비쳤다.

급기야 지난 18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선 정형돈의 근황이 공개됐다. 프로그램에선 “여러 목격담을 보면 정형돈은 아내 한유라씨와 함께 마트를 가거나 공연을 보는 등 일상적인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까지 공개됐다. 정형돈은 마스크를 착용한채 아내와 장을 보고 있었다. 이 모습이 제작진의 눈엔 행복한 일상으로 비쳤던 모양이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과도한 취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방송활동까지 중단할 만큼 쉽지 않은 시기를 견디고 있는 사람을 밀착취재한 것에 대한 논란이었다.

하지만 정형돈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형돈은 방송활동을 중단한 직후 병원에 입원했다. 프로그램은 과거 사진을 현재 사진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처구니 없는 촌극이 신뢰를 근간으로 해야할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빚어졌다.

정형돈이 방송활동을 중단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 녹화분을 통해 정형돈은 여전히 시청자의 곁에 있지만, 녹화분이 다 하면 정형돈은 완벽하게 방송활동 중단 상태가 된다.

기존의 방송분을 통해서도 시청자들은 곧 찾아올 정형돈의 빈자리를 절감했을지도 모르겠다. 예능계의 4대천왕으로 누구와도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신을 부각시킬 줄 아는 MC로서의 자질은 정형돈의 공백을 채울만한 대체제를 떠오르게 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형돈의 방송활동 중단 이후에도 그는 내내 화제였다. 누가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인지도 화두에 올랐다. 활동은 중단했지만, 정형돈은 여전히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건강이 악화됐고, 정형돈은 스스로 달리기를 멈추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형돈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연예인들이 많다. 많은 연예인들은 대중의 눈에 노출이 잦을 수록 감시당하는 느낌이라고 말을 한다. 배우 이병헌은 과거 한 방송에서 “인기를 얻으며 나 혼자 화장실 만한 공간에 갇힌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이병헌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왔다고 했다.

정형돈에게 지금의 과도한 관심이 반가울리 없다. 있지도 않은 자리에서의 모습이 마치 현재 상황인 것처럼 방송을 통해 퍼졌다. 상징적으로 존재하는 방송사의 연예정보프로그램이 시청률과 화제성에 급급해 저지른 대오다. 정형돈과 친분이 두터운 한 방송관계자는 혹시라도 이 내용을 정형돈이 알게 될까 전전긍긍했다.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의 휴식시간을 주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지금 정형돈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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