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 777-200(MH370) 여객기가 실종 17일만에 남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나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과 앞으로의 동체 인양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25일(현지시간) 이번 사고에 대한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실종 여객기가 어떤 이유로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로를 바꿔 정반대로 4시간 가량 날아가 남 인도양에 추락했는지는 풀어야할 의문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사고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 인양 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블랙박스가 작동하는 내달 6일 이전에 블랙박스를 찾아야 이번 사고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왜 남인도양까지?= 지난 8일 남중국해에서 사라졌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실종 17일만인 지난 24일 인도양 남부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사건은 기존 10일이었던 민간 항공기 장기 실종 기록을 갱신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지난 8일 오전 0시 41분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공항을 이륙해 베이징으로 가던 중 1시 30분께 교신이 끊기고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항공기는 이후 진로를 서쪽으로 틀어 말레이반도를 지나 말라카해협 북부에서 레이더에 포착된 뒤 실종됐으며 ▷라오스∼카자흐스탄의 북부항로와 ▷인도네시아 서부∼인도양 남부의 남부항로 중 하나로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남부항로에 해당하는 인도양 남부에서는 지난 16일과 18일 미국과 중국 인공위성에 대형 부유물체가 포착되면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펼쳐졌으며, 최근 수색 항공기에 곳곳에서 부유물체들이 목격되면서 기체 발견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실종된지 17일만에 사고기가 지난 8일 오전 1시30분께 마지막 교신을 한 지점으로부터 수천㎞ 떨어진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공식 발표됐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추락 지점은 확인됐지만, 왜 실종기가 항로를 정반대로 바꿔 사고지점까지 날아갔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조종사 등 비행 전문가의 고의적 행위가 개입됐을 것이라는 추정 외에는 아무 단서도 드러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사고 경위는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해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드러난 단서로는 사고기에 누군가에 의해 납치돼 갑자기 항로를 변경하고,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저공비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레이더 기록 조사 결과 MH370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말라카해협 쪽으로 갑자기 항로를 바꾼 뒤 고도를 1만2000 피트로 낮춰 비행했다는 CNN 방송의 보도는 실종기가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납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 내달 6일 블랙박스 '블랙아웃'?= 말레이시아 당국이 영국 항공사고 조사국(AAIB)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실종기의 비행이 인도양 남부에서 끝났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25일부터 추락지점 부근에서 기체를 확인하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기체가 높은 고도에서 공중 분해되지 않고 연료 고갈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본 골격을 유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해 해저에 가라앉았던 에어프랑스기 동체와 블랙박스를 회수하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단 점을 감안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도양이 대서양보다 수심도 더 깊고 기상여건도 좋지 않은 망망대해란 점을 들어 잔해 발견과 블랙박스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추락 장소인 인도양 남부는 바람이 강하고 수십이 평균 4000m에 가까워 기체 수색과 블랙박스 회수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로 구성된 ‘블랙박스’의 경우 기체가 물속에 가라앉으면 수색팀에 위치를 알려주는 ‘핑어’(Pingerㆍ음파발진기)가 작동하지만 먼 거리에서는 신호음을 감지할 수 없다.
블랙박스에는 신호기가 부착돼 있어 30일 동안 그 신호를 보내는데, 다음달 6일 정도께 배터리 수명이 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호를 찾지 못할 경우 수색은 더욱 힘들어지고 한 발짝도 진전이 없는 사고 원인 수사는 더욱 미궁에 빠지게 된다.
미국 CNN 방송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블랙박스 신호기의 신호 송신 수명이 다하는 6일 이후를 예상했다.
신호기 제조사인 듀케인 시컴사의 아니쉬 파텔 사장은 이번 말레이시아 항공 MH370기에 부착된 신호기가 자신들의 제품일 것이라며 “우리 것 중 하나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텔 사장은 말레이시아 항공이 듀케인 시컴의 고객사 중 하나이며 보잉 777기에 자사 제품이 탑재돼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시일 안에 블랙박스를 찾지 못한다면 신호기의 신호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30일이 지나도 배터리는 신호기가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전력을 제공하지만 방출 신호 세기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파텔은 “배터리가 신호 방출이 아예 중단되는 지점에 다다를 때까지 배터리가 소모되면서 방출되는 신호 세기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배터리 세기가 약화되면 ‘볼륨’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예상모델과 연구소 테스트에서는 최대로 잡았을 때 33일에서 35일 정도 신호를 보냈었다”고 밝혔다. 또한 “배터리 사용연한에 따라서 완전 방전이 되기 전까지 수 일 간 더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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