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롱숏펀드 시장에서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성장이 거세지면서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하던 기존 중소형 운용사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12일 설정한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펀드에 지난 17일까지 993억원이 몰렸다. 스마트롱숏30펀드에 모인 92억원을 합하면 신규 출시된지 4영업일만에 1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가운데 지난 17일 300억원 규모의 기관 뭉칫돈이 들어오는 등 절반 가량은 기관으로부터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에서도 미래에셋의 롱숏펀드를 기다리고 있었단 뜻이다.
지난해 12월 롱숏펀드를 선보인 KB자산운용 역시 소리 소문 없이 덩치를 키워 석달 만에 설정액 100억원을 넘었다. 일반적으로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시기는 수익률이 어느 정도 검증된 석달 이후란 점에서 KB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3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롱숏펀드의 원조격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경우,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A’에서 지난달 655억원에 이어 이번달에도 지난 17일까지 220억원이 추가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트러스톤에서 롱숏펀드를 운용했던 김주형 본부장이 미래에셋으로 옮기면서 뭉칫돈이 함께 움직인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사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현재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펀드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생명, 신한은행 등 다섯 군데서만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20개로 구성된 추천상품에서 트러스톤 롱숏펀드를 제외하고 미래에셋 롱숏펀드를 추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VIP고객이 많은 삼성증권의 추천이 설정액 증감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이처럼 롱숏펀드 시장이 대형 자산운용사 위주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마이다스거북이90’ 펀드를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 중단)했다. 대신 자사의 다른 롱숏 펀드로 자금이 고루 분산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에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는 등 펀드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덩치가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롱숏펀드 규모가 1조원이 넘어선 트러스톤은 펀드판매를 지속하며 ‘방어보단 공격’을 택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공모 롱숏펀드의 숏 비율은 20%로 제한돼 있어 최대한 숏을 쳐도 2000억원”이라며 “국내 시장이 이 정도도 받아주지 못할 만큼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기존 사모 롱숏펀드를 운용했던 김진성 본부장을 필두로 ‘원조’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성 본부장은 2010년부터 4년간 트러스톤에서 롱숏펀드를 운용하며 지난해 18.27%의 수익률을 기록한 롱숏펀드의 대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