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여부 떠나 배상의무 부과

앞으로 원유부두시설을 운영하는 정유회사는 기름 유출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기름 유출 사고가 나면 무조건 사고 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 방사능 유출 사고가 나면 원자력발전소가 사고 책임 여부를 떠나 보상 책임을 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는 송유관 파손 등 원유부두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유부두 운영사에 ‘무과실책임주의’를 적용해 환경오염, 어민피해에 대한 보상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고 책임 여부와 상관없이 원유부두시설 운영기업에도 우선적으로 보상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9일 “원유부두 시설운영자에게 무과실책임주의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원유와 같은 위험물질을 다루는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지난 1월 31일 전남 여수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우이산호 충돌 유류 유출 사고를 통해 불거진 어민 피해의 경우 원유부두 운영사인 GS칼텍스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하기로 했지만 현행 법상으로는 원유부두 운영사의 사고 귀책사유가 증명되지 않으면 보상의무는 없다.

반면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이나 유조선에 의한 해양오염은 사고책임과 관계없이 원자력발전소와 유조선 운영사 측에서 우선적으로 배상하게 돼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번 유류 유출사고에서 원유부두 운영사인 GS칼텍스는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사고가 날 경우 큰 피해를 초래하는 위험물질을 다룬다는 점에서 가해자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사고가 날 경우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지고 대신 자신들이 피해를 받은 부분은 구상권 청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이 확정되면 송유관처럼 위험시설이 많은 원유부두에서의 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이 강화되고 사고 발생 시 보상 책임 소재도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