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뒤 한 달이 되도록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추세적인 상승을 보일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동시에 하단을 쉽게 내주진 않으면서 좁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를 2000선 위에 안착시킨 가장 큰 힘은 외국인이다. 9월 중순 이후 선물 외국인 포지션은 매도에서 급격한 매수 스탠스로 전환됐다.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 대내적으론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에 따른 배당모멘텀 강화가 외국인을 불러 모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선물 외국인의 단기 순매수 사이클이 경험적 상단 부근이란 점은 외국인 선물 순매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 고점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다다른 상황에서 지수 추가 상승의 필수요소인 주당순이익(EPS) 증가가 불투명한 것도 코스피가 상단을 뚫고 올라갈 것이란 기대를 약하게 한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펀드 환매 물량도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나흘 연속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30일엔 1016억원의 뭉칫돈이 순유출되기도 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리스크 수위가 낮은 상황에서 당분간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투신권의 환매 압력이 가중되며 지수 견인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쉽사리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는 연기금이란 든든한 구원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 수급은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집중된다. 특히 수급이 다소 큰 차이가 나는 3분기와 달리 4분기엔 견조한 매수세를 보인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기금은 11월~12월 사이 평균 1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 중에서도 전체 연기금 수급의 90%를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순매수 여력이 아직 넉넉하단 점이 주목된다. 올해 2분기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금액은 93조5000억원으로, 2015년 목표 주식보유 금액(103조5000억원)까지 10조원 가량이 남았다. 물론 국민연금이 최근 5년간 목표비중을 채우지 않았단 점에서 추가 순매수 규모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7월 현재 국민연금의 보유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은 18.7%로, 5년 평균(18.2%)보단 높지만 2015년 말 목표(20.0%)보단 낮다”면서 “연말까지 국민연금이 현 수준의 국내 주식 비중을 유지한다면 6000억원 내외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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