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션 속 화성에서 물 만드는 우주인 맷 데이먼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선 변기 물 뒤집어 쓰고 ‘변기 파업’ 선언 -‘워터닷오알지’ 설립해 제3세계에 ‘깨끗한 물’ 공급하는 까닭은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 최근 개봉한 공상과학(SF) 영화 ‘마션’. 영화 속에서는 화성을 탐사하다가 고립된 탐사대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생존 과정이 그려진다.
흥미로운 장면은 맷 데이먼이 화성에서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물을 만들어 식물을 재배하는 모습이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물. 우리 대부분은 수도꼭지만 틀면 아무 때나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약 7억5000만명은 마치 화성에 있는 것처럼 깨끗한 물을 쓸 수 없다.
뛰어난 작가이자 성공적인 배우ㆍ성우ㆍ제작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할리우드 엄친아’로 불리는 맷 데이먼은 영화 마션에서 물을 만들어내듯, 실제로 저개발국가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루게릭병(ALS) 환자를 돕는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유행하던 지난해 8월 데이먼은 이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얼음물 대신 화장실 변기 물을 뒤집어썼다.
변기물 조차 제3세계 사람들이 마시는 물보다 깨끗한 수준이며 현재 세계 많은 이들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2013년에는 같은 이유로 ‘변기 파업’(Toilet Strike)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저개발국가의 안전한 식수와 공중위생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시 “현재 전 세계 25억명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의 공중위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데이먼은 이미 세계적인 자선가로 유명하다.
2006년 북아프리카 물위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사하라 달리기’(Running the Sahara)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H2O 아프리카’라는 비정부기구(NGO) 단체를 설립했다. 아프리카에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고 위생시설 설치에 필요한 소액융자를 제공하는 단체다.
2009년 H20 아프리카는 1990년 설립된 자선단체 워터파트너스와 합병돼 비영리기관 ‘워터닷오알지’(Water.org)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데이먼은 워터닷오알지의 공동 설립자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중앙아메리카 등의 여러 나라를 방문해, 위생교육을 실시하고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약 200만명이 워터닷오알지의 혜택을 받았다.
자선가 데이먼이 유독 깨끗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딸 이사벨라가 태어난 2006년 데이먼은 자선단체 DATA(Debt, AIDS, Trade, Africa)를 설립한 록밴드 U2 리더 보노와 함께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자선활동 중이었다.
이때 만난 한 14세 소녀가 처한 현실은 참혹했다.
소녀의 꿈은 간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절대 꿈을 이룰 수 없다. 학교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소녀는 하루종일 물을 길러 다는 데 모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데이먼은 매일 물을 긷는 아프리카 여성들을 보면서 식수 문제 해결 없이는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데이먼은 올해 초부터 벨기에 맥주업체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와 함께 ‘여성에게 물을 주세요’(Buy a lady a drink)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저개발국가에 식수를 공급해 여성에게 ‘자유’를 줄 목적으로 진행됐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워터닷오알지에 120만달러(한화 약 14억원)를 기부하는 동시에 특별 제작된 맥주 잔 판매를 시작했다.
1개당 12달러인 잔을 구매하면, 워터닷오알지는 물부족 국가 한명에게 5년간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 이 잔은 총 2만개가 제작돼 모두 판매됐다.
데이먼은 깨끗한 물의 공급이 제3세계의 빈곤ㆍ질병 문제 등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과 아이들이 매일 물을 긷는 데 시간을 허비해 학교에 갈 수 없는 등 생산적인 활동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데이먼은 최근 인터뷰에서 “가족의 음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여성과 아이들이 소비하는 시간을 합치면 하루 2억 시간에 달한다”며 “물을 긷기 위한 하루 2억 시간을 교육 등 다른 곳에 쓴다면 세상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도 영화배우로서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식수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2013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순간에도 깨끗한 물이 없어 21초에 아이 한 명이 숨지고 있다.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니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며 한국팬에게 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학교때부터 연극 대본을 썼던 맷 데이먼은 1988년 하버드대학교 영문과에 진학했지만 졸업하지는 못했다.
그는 절친인 벤 애플렉과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을 맡은 ‘굿 윌 헌팅’(1997)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오션스 일레븐’(2001)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등으로 연기 경력을 쌓았고, ‘본 아이덴티티’(2002) 등 2000년대 최고의 첩보 액션 영화로 꼽히는 ‘본’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데이먼의 자산은 1억달러(약 1150억원)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