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배출가스 논란이 ‘폭스바겐’ 외 디젤차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독일차 브랜드가 가졌던 명성도 상당부분 실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로 수입되는 외산차의 70%가 디젤이란 점에서 파죽지세를 이어가던 수입차 점유율도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스캔들’ 발생 직후 한국의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은, 현대차가 지난 9월 기준으로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대수의 차량을 판 것으로 집계되면서 현실이 되고 있다.

▶美 시장서 ‘벌써효과?’=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9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9월 보다 17.8%(11만3835대) 더 많이 판매한 것으로 기록됐다. 9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다.

특히 미국 자동차시장 성장률 15.7%를 웃도는 것으로 현대차는 6만 4015대로 14.3%, 기아차는 4만 9820대로 22.6% 판매가 증가했다. 미국에서 판매가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전년대비 0.1% 포인트 증가한 7.9%(현대 4.4%·기아 3.5%)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폭스바겐 스캔들이 결국 경쟁사인 현대기아차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9월 중순께 드러난 폭스바겐 스캔들 효과가 9월 하순부터 본격화 되면서 현대기아차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은 이번 사건으로 현금 유출, 이미지 하락, 조직 내 리더쉽 약화 등의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게는 경쟁자 폭스바겐의 마케팅 역량 저하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특히 한국과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다봤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디젤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주요 시장에서 경쟁완화와 반사이익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서 판매감소세 완화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기회가 왔다 = 현대차와 기아차는 9월 국내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 16% 증가한 판매실적을 냈다. 현대기아차의 월별 판매증가율로는 올 들어 최대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 수출에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것이다. 올해 초 1000원 초반대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들어선 1180원대를 넘나든다. 거칠게 말하면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이 연초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 유럽, 인도 등지에서의 판매 호조와 폭스바겐의 대규모 리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바탕이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차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대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6개 분기 만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하는 것이다.

디젤차가 휘발유차나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 연구원은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 대비 배출가스 문제가 훨씬 양호하다. 반면, 디젤엔진에서는 EGR, SCR 등 후처리 기술이 개발되고 있기는 하지만,완벽한 해결방안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세계 최대규모의 R&D 투자로 디젤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던 폭스바겐마저도 편법을 사용했다가 적발됨으로써 디젤엔진은 향후 배출규제를 충족하는 비용이 높아지고, 가솔린이나 전기동력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