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국가인권위원회는 긴급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찰의 긴급 체포행위에 대해 헌법 제12조가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소속기관장에게 해당 경찰관들을 경고조치할 것과 긴급체포와 관련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얼마 전 강간 혐의로 고소당한 피해자 박모(25) 씨는 소방공무원시험을 앞두고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내려가 있었으며, 주소지로 찾아온 경찰(피진정인들)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인권위는 당시 경찰이 피해자에게 출석을 요구하거나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긴급체포를 한 사실과 수사 결과, 검찰로부터 피해자의 혐의가 없다는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긴급 체포한 사유에 대해 강력범죄의 경우 미리 연락하면 도주 우려가 있고,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실제 거주지를 떠난 피해자를 찾아갔을 때 피해자가 범행을 부인했으며, 고소인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권위는 경찰이 고소인 주거지의 현관 CCTV자료 등을 이미 확보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었고, 피해자가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내려간 사실만으로 도주 우려가 있다고 한 것은 긴급 체포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권위는 또 ▷고소인이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로부터 22일이 지난 후 고소가 이루어져 수사로 이어진 점 ▷막연한 도주 우려를 이유로 동종전과가 없었던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하지 않은 점 ▷긴급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등 강제수사를 실시하고 고소장 접수 후 이틀이 경과한 시점에 피해자를 찾아 간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체포의 긴급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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