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입은행, 대우조선 수주물량에 대한 선수금 일부 지급 거부 400억원 미지급 - 자금난 대우조선 9월 월급 50% 지급될 가능성 - 우리은행도 성동조선에 배지은 돈 인출 차단 …일시적 유동성 위기 가중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금융기관들이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고있는 조선업체들의 돈줄을 죄고 있다. 올 2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해 정관계로부터 전방위압박을 당하는 조선업체들로서는 엎친데덮친격이다. 글로벌경기가 침체돼 발주량이 급감한 와중에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조선업체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라는 우려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7일 나오는 9월 월급을 50%만 지급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우조선이 지난 6월 수주한 컨테이너선 11척에 대한 선수금을 채권단으로부터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주직후 관행상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수주물량 11척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했다.

이에 발주처 머스크라인은 선수금을 두 채권단에 전액 지급했다. 산은은 선수금을 대우조선에 모두 건넨 반면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의 부채비율과 신용등급이 내부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60%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은이 받은 선수금 중 40%인 약 400억원 가량을 지급하기를 거부한 것이다. 이는 대우조선 전체 직원의 한달치 임금이다.

2분기 3조원대 손실을 내면서 각종 자산을 내다팔고있는 대우조선은 자금사정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상태다. 대우조선은 이번 선수금이 들어오면 선박건조자금과 회사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다. 업계에따르면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지난 8월 기준 세계 1위다.

성동조선해양도 유사한 일을 겪었다. 지난8월 우리은행은 선주사로부터 들어온 수백억원대 선박 건조대금에 대해 성동조선의 인출을 차단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선주들이 성동조선에 지급한 선수금과 중도금이다. 발주처는 주거래은행이자 채권단인 우리은행에 건조대금을 입금했지만 우리은행은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성동조선에 인출해주지 않았다. 이에 성동조선은 한동안 자재 구매와 임금 지급, 선박건조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성동조선은 수주잔량 세계 9위권업체로 2~3년치 일감으로 미리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번번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은 선수금을 받으면 보통 선박건조대금으로 사용한다”면서 “발주량이 급감한 와중에 겨우 수주하면 채권단은 돈줄을 죄면서 오히려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채권단이 비가 오는데 우산을 빼앗고 배를 못 만들게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용어설명 * 선수금 환급보증 (Refund Guarantee) :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 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船主)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즉, 조선업체가 배를 적기에 납품하지 못하게 되면 선박회사는 피해를 보게 되고, 이때 보증을 선 보험공사나 은행이 대신 피해액을 지불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