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수출이 9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민간소비가 그나마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지역축제 등이 집중된 10월이 경기회복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출여건이 여전히 안갯속에 휩싸인 상황에서 민간소비가 얼마나 강한 회복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기업 생산과 고용은 물론 궁극적으로 경기회복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달이 경기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환경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신흥국들의 불안이 심화돼 수요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무역도 당분간 빠른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국 경제는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주요국의 제조업지수는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 속에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제조업지수(ISM)는 51.1에서 50.2로, 유로존 제조업지수(Markit)는 52.3에서 52.0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제조업지수인 차이신도 47.3에서 47.2로 하락했다. 글로벌 생산의 위축과 수요감퇴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한국의 수출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한달도 빠지지 않고 계속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해 올해 무역 1조달러 붕괴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 감소율이 -8.3%로 8월의 -14.9%와 비교하면 감소폭을 어느 정도 줄였지만 절대 감소율은 매우 높은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민간소비다. 다행히 소비는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진작책에 힘입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8월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이후 자동차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두자릿수 신장세를 보인 가운데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이달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행사 등으로 민간소비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중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월에 비해 1.9% 증가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쇼크로 6월 -3.4%에서 7월에 2% 증가로 반전된 후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도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작년 같은 시점에 비해 최대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세일행사이긴 하지만 소비확대의 불씨를 살린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증가는 세율인하와 가격인하 등 특수요인이 작용한 것이란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가격인하의 효과가 떨어지면 오히려 소비가 급감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외요인이 악화되면 그 충격이 오히려 확대될 수도 있다.
때문에 세일행사와 축제 등 소비분위기가 고조되는 이달의 소비증가가 기업 재고와 생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가 향후 경기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재고는 1년 전에 비해 5.6%, 도소매업 재고는 3.5% 증가했다.
과연 소비회복의 강도가 어느 정도나 될지는 불투명하다. 113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갈수록 심화하는 취업난, 고령화와 노후불안 등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도 많다. 결국 이달 소비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여느냐에 따라 경기회복이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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