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를 앞두고 타타르계가 ‘캐스팅 보트’로 급부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타타르계에 전화 접촉을 하는 등 손을 내밀었으나 차가운 반응만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전화 접촉은 미국ㆍ러시아의 군사력 시위 대결이 번지고 서구의 추가 제재 움직임에 가속하는 가운데 이뤄져, 푸틴이 주민투표에 대한 타타르계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목적으로 한 행위로 해석됐다.

타타르계 지도자인 우크라이나 의회 무스타파 제밀레프 의원은 푸틴 대통령과 30분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크림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의 타타르 민족에 대한 횡포에 대해 비판하고 주민투표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니파 이슬람교도인 타타르계는 크림 자치공화국 전체 주민 200만명 중 13%(26만명)를 차지한다. 주민 구성 중 러시아계(60%), 우크라이나계(24%)에 이어 세 번째에 불과하지만 결집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때 나치를 도왔다며 구소련 시절 중앙아시아로 쫓겨나는 등 핍박받다가 구소련 해체 후 우크라이나가 독립해 크림으로 돌아오면서 반러시아 성향이 심화됐다.

타타르계 공동체 지도자들은 16일 열리는 러시아 합병 찬반 주민투표에 불참하라고 주민들에게 요구했다. 다만 거리 시위는 하지 말도록 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구소련 치하에서 인종 청소를 당한 타타르계가 다시 러시아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떻게 저항할 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수십명의 전사들이 알카에다 연계단체에 가담해 시리아 내전에 참여했으며 이들이 다시 크림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중반 크림 반도에서 러시아 연방에 가입하자는 움직임이 일자 타타르계는 기름과 식품 운송을 막는 등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저항했다.

지난달 26일 크림자치공화국 의회 의장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가 러시아와 합병 논의를 위한 비상 회의를 소집하려 하자 1만5천명의 타타르계 주민이 의회 밖에 모여 러시아계 시위대와 충돌하기도 했다. 또 러시아 군대의 타타르계 마을 진입을 막기 위해 자경단도 조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자 러시아와 합병을 추진하는 자치정부도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총리는 지난 10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로 귀속되면 공식언어는 러시아어와 타타르어가 될 것”이라며 내각에도 타타르계를 중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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