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추가분담금 폭탄’으로 서울 전역의 뉴타운사업이 난관에 직면한 가운데 서울 시범뉴타운인 길음뉴타운의 미개발구역 조합원들도 추가분담금 폭탄을 피할 수 없는 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진 길음뉴타운도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뉴타운지구와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현재 길음뉴타운 전체 15개 구역 중 길음1~9구역은 입주를 마쳤고, 길음1~5재정비촉진구역(이하 재촉구역)과 길음역세권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당초 2015년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던 길음1, 2재촉구역의 경우 입주가 3년 이상 지연될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의 반발이 극심해 향후 개발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12일 성북구청과 길음뉴타운 관계자들에 따르면, 길음1, 2재촉구역 조합원들은 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사업비가 수천억원 불어난 점을 들어 추가분담금 폭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성북구청으로 찾아가 ”뉴타운을 중단시켜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다.
길음2재촉구역의 한 조합원은 “동네 주민들이 성북구청 6층 구청장 직소민원실로 찾아가 깡통을 두들기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그동안 조합이 한 행적을 보니 석연찮은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고, 갑자기 사업비가 수천억원 늘어 이대로 가다간 조합원들 모두 깡통을 차게 된다”고 말했다.
원래 길음 1,2재촉구역은 토지면적이 각각 10만7534㎡, 10만5584㎡로 흡사하고 진행 상황이나 나타나는 문제점도 비슷해 쌍둥이 구역으로 불린다.
길음2재촉구역은 지난 2011년 9월 사업시행인가 조합원 총회를 열었고, 올해 초 관리처분인가 총회마저 열어 구청의 관리처분인가 승인 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조합원들은 사업비가 애초 알려진 3540억원에서 5150억원으로 증액된 점을 들어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홍순혜(82ㆍ여) 길음2재촉구역 비대위원장은 “사업시행인가 총회에서 갑자기 사업비를 1700억원 가량 증액해 통과시켰는데 그동안 조합이 총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동의서나 참가인 서명(지문날인) 등을 상당수 위조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대로 간다면 약 1400여명의 조합원이 1인당 1억원 이상을 더 내야할 판이라 소송을 불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음1재촉구역 역시 사업비가 3500억원대에서 5800억원대로 2300억원 가량 늘어 조합을 상대로 소송에 돌입한 상태다. 이 구역은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 총회를 열었고, 현재 조합원 분양신청과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앞두고 있다.
명재균(73) 길음1재촉구역 조합원은 “지금 개발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비대위에는 70~80대 노인들이 상당수”라며 “이들이 평생 살아온 집 한 칸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변호사도 없이 방대한 소송 서류를 준비하는 등 심한 고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