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피살되는 사례의 40%가량은 필리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해외 피살 건수는 2013년 32건, 2014년 23건, 올해 10월 초까지 26건 등 3년간 총 81건이었다.
같은 기간 필리핀에서 피살된 우리 국민은 2013년 12명, 2014년 10명, 올해 현재까지 9명이었다.
최근 들어 필리핀에서는 우리 국민의 범죄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카비테주에서는 총격을 받고 한국인 남편과 중국 국적 조선족 부인이 사망했다.
지난 9월에는 교민 사업가가 사무실에서 괴한의 총격에 피살되는가하면, 지난 8월에도 은퇴자 부부가 집에서 총기에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대상은 대부분 관광을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필리핀을 찾는 관광객이 아닌 8만8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장기체류자들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피살된 19명 가운데 장기체류자는 15명이었다.
반면 연 12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의 피해 상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117만명의 관광객 가운데 강도 등 범죄 피해는 3건이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살사건이 빈번하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필리핀 장기 체류자 기준으로, 지난해 중국인은 3만명 가운데 17명, 인도인은 7만명 가운데 12명, 일본인은 1만8000명 가운데 7명이 피살됐으나 우리 국민은 8만8000명 가운데 10명이 피살됐다.
필리핀내 열악한 치안이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대상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필리핀에는 100만정 이상의 총기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적은 돈으로도 청부살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한국인은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풍문과 함께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도피한 범죄자들의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2차 범죄 등이 필리핀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범인 검거율도 극히 낮은 수준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필리핀에서 우리 국민이 피살된 25건 가운데 범인 검거는 8건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12건 가운데 12건, 미국에서 8건 가운데 6건, 일본에서 4건 가운데 4건 등 우리 국민 피살사건 관련 범인이 대부분 검거된 것과 크게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올해만 해도 필리핀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피살사건 8건 가운데 범인이 밝혀진 것은 3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5건은 청부살인으로 추정만 되고 있다.
정부는 8일 대책회의를 열고 종합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필리핀 현지 우리 경찰 파견인력 증원, 필리핀 경찰 출신 고용 등을 비롯해 필리핀 내 우리 영사 인력 증원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밀집지역에 CCTV 추가 설치를 지원하고 한인사회의 방범활동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필리핀에는 마닐라 3명과 세부 1명 등 4명의 우리 경찰 주재관이 파견돼 있으며, 필리핀 경찰 내에서 한인사건을 전담하는 ‘코리아 데스크’에 2명의 경찰이 나가 있다.
다만 필리핀 자체적으로 총기규제와 치안 등이 호전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로서도 보다 철저한 대책을 세우겠지만 우리 국민이 필리핀 내의 치안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이민이나 유학, 방문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리핀 현지 상황에 대해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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