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싫어요’ 융단폭격’…사이버왕따‘ 가속화”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페이스북이 ‘싫어요(dislike)’ 버튼을 도입키로 하면서 ‘혐오병(病)’이 가득한 한국사회에서 ‘싫어요’ 버튼이 가져 올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사용자들이 현재 페이스북에 있는 ‘좋아요’ 버튼을 누르기 애매한, 지인의 사망이나 대형 참사 등 뉴스에도 공감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사용자들은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 ‘댓글’, ‘공유’ 등 세 가지 선택지만 가지고 있었다.
저커버그는 새 버튼이 불쾌감을 나타내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전 연령대에서 인기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2014년 3월을 기준으로 국내 페이스북 월간 이용자 수는 1300만 명에 이르렀고, 지난 6월 한 컨설팅업체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는 국내 SNS 이용자 10명 중 6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의 행보는 전 세계 이목 한가운데 서 있다.
우선 국내 대다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그동안 ‘싫어요’ 버튼을 기다려왔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염모(26ㆍ여) 씨는 “타임라인을 넘기다 보면 친구의 힘든 일상을 얘기하는 글이나 간혹 부고도 올라오는데 ‘좋아요’를 누르기는 너무 생뚱맞았다”라며 “다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버튼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학생들 사이 ‘사이버 왕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학생이 올린 포스팅에 ‘싫어요’ 융단폭격이 가해질 전망이라는 것. 실제로 이미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창에서 한 아이에게만 집중적으로 욕을 쏟아 붓거나, 아이를 초대해 놓고 모두 퇴장하는 식으로 괴롭히는 ‘카카오톡 왕따’가 최근 1~2년 사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폭력이라 하면 예전에는 신체적 폭력이 가장 심했지만 요새는 사이버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왕따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페이스북의 ‘싫어요’ 버튼이 생길 경우 그러한 수단이 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클릭 한 번으로 ‘좋아요’든 ‘싫어요’든 간단하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의 ‘혐오병’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더 쉽게 ‘반대ㆍ싫음ㆍ혐오’를 표현할 수 있게 되기 때문. 사용자들이 ‘싫어요’를 의식해 글 올리는 것 자체를 주저할 가능성도 있다. 또 현재 페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선 ‘싫어요’를 누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익명으로 해 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라온 의견에 대해 ‘좋아요’ㆍ‘싫어요’로 양자택일하도록 하지 말고, 설문지에서 사용하듯이 ‘매우 좋아요’, ‘좋아요’ 부터 ‘매우 싫어요’까지 5점 척도를 표시해 더 다양한 층위의 동의ㆍ부동의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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