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국민연금 ‘중복급여 조정규정’을 폐지하거나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 조정규정은 국민연금이 국민들로부터 불신과 지탄을 불러온 요인이 돼 왔다.

2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한 명이 숨지면 남은 배우자가 사망 배우자의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조건에 맞춰 일부이지만 받을 수는 있다.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보험료만큼 타가는 민간연금상품과 다른 사회보험이다. 때문에 사회 전체의 형평성 차원에서 한 사람이 과다하게 연금급여를 수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한 사람에게 두 개 이상의 연금급여 수급권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한 가지만 고르도록 하고 있는데 중복급여 조정장치가 그 것이다.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다가 배우자가 먼저 숨지면, 남은 배우자에게는 숨진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하지만 자신이 원래 받는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유족연금 두 가지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노령연금에다 유족연금의 20%(올해 말30%로 상향 조정 예정)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유족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만 받고 자신의 노령연금은 받지 못한다. 따라서 어느 쪽을 택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한지 신중하게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두 가지 연금이 발생할 때 자신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중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탓에 부부 중 한 명이 숨지면 사망 배우자의 연금을 전혀 못 받는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국민연금 가입을 꺼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과는 달리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선진국 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국내 다른 공적연금은 이런 중복급여 조정을 하지 않는다. 대신 최대로받을 수 있는 급여 한계금액을 설정해 놓고 있을 뿐이다.

연금관련 시민사회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www.pensionforall.kr)은 같은 연금급여에 대해 차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선택하지 않은 급여에 대해 그 종류를 따지지 말고 추가로 연금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지금처럼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의 20%를 더 주듯이, 유족연금을 택하더라도 유족연금만 줄 게 아니라 노령연금의 20%를 더 얹어주는 식으로 중복급여 조정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나아가 연금 중복지급률을 현행 20%에서 올해 말 30%로 올리는 데 이어 50%까지상향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복급여 조정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금행동은 강조했다.

2014년 12월 현재 부부가 국민연금에 함께 가입해 남편과 아내 모두 각자의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는 21만4456쌍에 달했다. 이 중에서 노령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부 수급자는 합산해서 월 251만원을 받고 있었다.

1988년 1월 도입된 국민연금제도가 무르익으면서 부부 수급자는 2010년 10만8674쌍에서 2011년 14만6333쌍, 2012년 17만7857쌍, 2013년 19만4747쌍 등으로연평균 24.3%씩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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