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수진ㆍ양영경ㆍ장필수 기자] 추석 연휴 기간 전국에 뿌려질 26만부 ‘메뉴판’이 있다. 여야가 준비한 추석밥상 메뉴다.

새누리당은 대표 메뉴로 노동개혁과 정치개혁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와 박근혜 정부 실정(失政)을 꼽았다. 차례상에 이어 추석밥상을 차지할 메뉴는 누구의 몫인지, 내년 총선을 판가름할 ‘추석밥상 쟁탈전’이다.

새누리당은 ‘함께 하는 개혁, 다른 길은 없습니다’란 제목으로 12만5000부의 홍보물을 추석 연휴에 배포한다. 노동개혁과 정치개혁이 홍보물 핵심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청년 일자리 8~13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노사정 대타협정신, 새누리당이 완수하겠다’며 노동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인생을 걸었다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공천제)도 앞세웠다. 눈길 끄는 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언급한 대목이다. 문 대표의 과거 발언을 적시하며 ‘문 대표도 국민공천제 도입을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겨냥한 압박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야당 내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 요구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야당도 동참해야 한다는 걸 국민에게 적극 알리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13만4500부의 홍보물을 전국에 배포한다. 핵심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박근혜 정부 심판이다. 이번 홍보물은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이 총괄했다. 안 의원은 “국정교과서라고 하면 통상 바르고 옳다고 알고 있는데 역사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겠단 취지로 이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모이는 특성 상 교육과 관련된 주제가 ‘추석밥상’에 파급력이 높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홍보물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언급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 ▷시대에 뒤떨어진 교과서 ▷정권 홍보물 우려 ▷창의력 후퇴 ▷독재국가의 활용 사례 등이다.

박근혜 정부 실정도 새정치연합이 잡은 추석밥상 ‘대표 메뉴’다. 안 의원은 “안보 사안에 가려 국민들이 경제 어려움을 제대로 모를 수 있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최악이고 공약 이행률도 10%에 그치고 있다. 이를 적극 알리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양당 지도부도 ‘서빙’을 자처했다. 연휴 기간 동안 현장을 돌며 민심 확보에 나선다. 귀성객을 만나 직접 홍보물을 나눠주며 추석 일정에 돌입했다. 추석 연휴가 평일보다 더 바쁜 이들이다.

문재인 대표는 25일 오전부터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데 이어 용산역을 찾아 홍보물을 나눠주며 추석 인사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부산으로 이동해 시민들을 만나고 연휴 기간 동안 재래시장 방문, 협동조합 방문 등 민생탐방에 나선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용산역에서 귀향인사를 시작한 후 지역구인 경기 안양시에서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등 추석 일정을 소화한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은 이날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이산가족 추석망향제에 참석했다. 이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나 재래시장, 복지시설 등을 돌며 추석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여야가 추석밥상 쟁탈전에 뛰어든 건 추석 민심이 내년 총선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설날에는 주로 덕담을 나누고 구ㆍ신정으로 가족 모임도 나뉘지만, 추석은 성묘 문화까지 겹쳐 가장 많은 여론이 뒤섞이는 ‘여론 용광로’가 일어난다”며 “총선은 바로 직전의 추석이 운명을 결정 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노사정 대타협을 앞당긴 것도,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국면을 추석 전에 마무리하려 했던 것도, 신당 창당 선언이 추석 전에 나온 것도 모두 추석밥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겠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