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입니다. 봄을 찾아 떠났습니다. 겨울과 봄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금 봄은 어디 있을까요?
아직 겨울바람이 매서운 강원도 횡성의 한 도로를 지나던 중 산등성의 나무 한 그루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시리디시린 파란 하늘 아래 나무 한 그루가 눈밭 위에서 홀로 추위를 견뎌내는 그곳은 아직 겨울이었습니다. 달력은 3월을 지나쳤는데 계절은 딴청을 부립니다. 그럼에도 순결한 백색의 눈과 청명한 하늘이 사람을 세상의 먼지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그 경계에 서 있는 나무는 마치 세상을 위태스럽게 사는 내 자신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간절히 봄을 기다리는 나무 같아 보입니다.
엄동설한의 차가움을 간직한 채 산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봄을 찾고 싶습니다.
아직 봄이 멀었을까요? 물소리가 납니다. 쌓인 눈이 가득한 개울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봄 햇살에 녹은 눈이 물길을 만들어 봄을 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미 봄은 오고 있었습니다. 겨울이 가려나 봅니다. 봄을 찾아 좀 더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멀리 봄을 찾아 충남 천리포수목원을 찾았습니다. 여기는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와 꽃들이 살판 났습니다.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여기저기 꽃과 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얼었던 마음도 풀리고 몸도 나른해집니다. 따스한 햇살로 졸린 몸을 추스릅니다.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수녀이자 시인인 이혜인의 ‘봄이 오면 나는’에서 한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봄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 거죠. 우리가 겨울을 못 보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맞이할 때입니다.
겨우내 지치고 얼었던 몸과 마음을 혼자서 조용히 하늘 아래 자연 속에서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을 찾아서 떠나보세요.
글ㆍ사진=박해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