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불똥이 엉뚱하게 미국 군사위성으로 옮겨 붙었다. 미국의 식품업계와 은행권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유탄을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우크라 불통 튄 美 군사위성=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의 상원 청문회까지 덮쳤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엘런 머스크(사진)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군사 위성 발사 프로그램이 러시아산 엔진에 의존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민간항공우주업체인 ‘스페이스 익스프로레이션 테크놀로지(스페이스X)’를 소유해 로켓과 우주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물이다.
머스크는 “최근 러시아의 행동(크림반도 도발)을 비추어 봤을 때, 대규모 계약을 체결해 러시아산 로켓 엔진을 사들여 대금을 지불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내게는 미친 소리로 들린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로켓 발사 프로젝트에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보잉을 중심으로 독점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자신의 항공우주업체의 팬타곤 로켓발사 시장 진출을 위해 지원사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내 천연가스 조기 수출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공화당과 에너지 업계는 한목소리로 가스 수출 허용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패권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공화당 의원들과 주요 에너지 업체들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천연가스 수출 허용을 서두를 것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존 베이너(공화ㆍ오하이오) 하원의장은 4일 성명을 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즉각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미국 천연가스 수출을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셰일혁명을 맞고 있는 미국은 아직까지 가스 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2015년 미국 기업에 가스 수출을 허용하는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
▶러시아 진출업체도 ‘발동동’=러시아에 진출한 미국 업체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현지사업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자ㆍ금융ㆍ식품업계 등 러시아 개방과 함께 수십 년간 현지에서 사업을 키워온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ㆍ음료업계의 걱정은 크다. 펩시콜라 제조업체인 펩시코는 러시아가 미국에 이은 제2 시장이다. 지난해 수익 가운데 50억달러가 러시아에서 나왔다.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는 맥도널드의 경우, 러시아에 400여개, 우크라이나에 73개 점포가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매출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펩시코와 맥도널드는 지난 3일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 직후 주가가 1%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 은행권은 러시아 기업들의 채권 발행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마켓워치는 JP모간과 시티그룹을 거론하면서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 정치 상황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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