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정부가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대기업 계열사 구조조정에 숨통이 트이도록 인수ㆍ합병(M&A)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기업들이 계열사 등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데 반해 이를 흡수할 매수여건은 미흡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그간 M&A 시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모펀드(PEF) 규제를 풀어주고, 대기업이 구조조정 중인 해운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
정부는 6일 관계부처 협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쳐 이런 내용을 담은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M&A 시장을 살려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현재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주요 그룹의 자산, 계열사 매각 수요가 최소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 자본여력이 있는 금융전업그룹이나 전업계 PEF가 활발히 M&A에 나설 수 있도록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제한을 완화했다. 또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등 대량화물 화주가 구조조정 중인 해운사를 ‘자기화물운송 30% 제한’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STX팬오션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온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민간의 매수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 채권은행, 연기금 등이 출자하는 1조원 이상의 사모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투자자금의 원활한 회수를 위해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상장도 허용된다. 그간 PEF가 최대주주인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안정성 확보나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사실상 상장을 막아왔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 M&A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위축됐다”며 “이번 대책으로 시장기능에 의한 기업의 사업구조개편과 구조조정이 촉진되고 중소ㆍ벤처기업 투자가 늘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제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