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 獨기업에 알짜사업 9000억에 뼈아픈 매각… 1207억에 재인수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 박차
임창욱(6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는 17년 전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알짜’였던 라이신 사업을 접고 독일 바스프사에 매각했던 일이다. 눈물을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대상의 라이신 사업은 연간 매출 2000억원, 이익률 20%가 넘었고, 국내시장 점유율 70%, 해외시장 점유율 22%에 달했다. 하지만 1998년 당시 IMF로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외국자본을 유치한 대표 사례였다. 라이신은 동물사료에 들어가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영양소를 공급해 사료의 효율을 높여주는 첨가제다.
임 명예회장이 내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라이신 사업’을 되찾고 글로벌 소재시장에 재도전한다. 그룹의 핵심사업이었던 라이신을 전분당, 바이오와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대상은 지난 26일 중견 화학제조업체 백광산업으로부터 1207억원에 라이신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바스프사는 2007년 라이신 사업부를 백광산업에 250억원에 넘긴 바 있다. 어찌됐건 17년 전 9000억원대에 매각했던 라이신 사업을 1207억원에 다시 사들였으니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라이신에 대한 그의 애착은 크다. 대상은 그가 ‘미원’ 이사였던 1973년 국내 최초로 라이신 개발에 성공, 1990년대 후반 미국 ADM, 일본 아지노모토와 함께 세계 3대 라이신 생산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200위권인 대상의 재계 순위는 라이신 사업을 했던 17년 전에는 29위였다. 임 명예회장은 조미료의 대명사인 ‘미원’을 개발한 임대홍 창업주의 장남으로, 1987년 대상 회장에 올랐다. “딱 10년 만 회장직에 봉사하겠다”는 약속대로 1997년 전문경영인에게 자리를 넘기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10년 간 그가 남긴 성과는 많다. 1989년에는 MJC(주)를 인수해 원두커피 사업에 진출해 ‘로즈버드’라는 커피 브랜드를 냈다. 이어 ‘미니스톱 1호점’을 내면서 편의점 사업에도 진출했다. 96년에는 ‘청정원’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1998년에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사명을 ‘미원’에서 ‘큰 코끼리’라는 뜻의 ‘대상(大象)’으로 변경했다.
라이신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4조2000억원 규모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세계 3대 라이신 회사는 CJ제일제당(1위)과 ADM, 아지노모토이다. 17년만에 되찾은 임 명예회장의 ‘라이신 꿈’의 또다른 성과가 주목된다.
장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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