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슈로 본격 불붙어, 6일 당정회의에서 ‘롯데 논의’ -반기업 정서 점점 커지는 와중에도 롯데는 이전투구 계속 -상황은 점점 럭비공, 일각 “사전 유언장이 더 회오리”

[헤럴드경제=이정환ㆍ김상수 기자]“물고기 한마리(롯데)가 온 우물(한국 경제)을 더럽히고 있다.”(10대그룹 임원)

롯데 경영권 분쟁이 한국 경제의 ‘리스크’로까지 점화되고 있다. 처음엔 재벌가의 흔한 경영권 대결 양상이었지만, 국적논란이 일더니 아예 재벌개혁 논란까지 번진후 우리 경제의 장기 리스크 우려까지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재벌가 형제간 재산 싸움을 보는 국민정서가 싸늘한데다가 반(反)기업정서까지 작용하면서 재계 전체의 성장동력까지 훼손할 기미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롯데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5일 오전 서울 롯데그룹 본사 주변은 평소와는 다름없지만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날 공식 일정은 접고, 집무실에서 밀린 업무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롯데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5일 오전 서울 롯데그룹 본사 주변은 평소와는 다름없지만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날 공식 일정은 접고, 집무실에서 밀린 업무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에 정치권은 6일 당정회의를 갖고 ‘롯데 문제’를 논의키로 하면서 롯데 경영권 분쟁은 정치적 이슈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롯데사태’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점이 무엇인지 보고받고 대기업집단의 전반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기업 오너가 미미한 지분을 갖고 순환출자를 통해 대기업을 개인 회사처럼 좌지우지하는 건 경제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순환출자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을 개정한 지 2년이 지난 만큼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고, 당정협의를 통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비롯한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보고를 듣고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대책 당정협의는 긴급하게 잡힌 회의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점과 순환출자 및 공정거래법의 현황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특히 재벌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는 데에 따른 견제장치도 논의될 예정이어서 재계로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게 됐다.

정치권이 롯데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지배구조를 엄밀히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에 대해 재계로서는 적잖게 긴장하고 있다. 롯데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입장에서다.

10대그룹 관계자는 “롯데로 인해 다른 그룹이 아연 긴장하게 됐다”며 “롯데 경영권 분쟁이 조속히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세청의 세무조사, 하반기 면세점 허가권 불이익 등이 예고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롯데로서도 스스로 경영권 분쟁을 해결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는 게 문제다. 정리는 커녕, 형제간 싸움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신동빈 롯데 회장이나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은 일본롯데홀딩스를 지배하기 위한 표 대결을 염두에두고 있다. 하지만 동생이나 형이나 주주총회에서 100% 승리를 확신할 수 없기에 한쪽은 지분확보에, 한쪽은 여론전에 사활을 걸면서도 주총전쟁엔 섣불리 선공에 나서지 않고 있다.

롯데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형이나 동생이나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때문에 예상외로 롯데 사태가 오래갈 수 있다고 본다”며 “롯데 경영권 분쟁이 현재 전초전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과 입장, 혹시라도 나올 수 있는 사전 유언장 등이 주총보다 더 엄청난 회오리를 몰고 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