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여파 취소문의 빗발…일부 여행 대행사는 “안된다” 과도한 해지 수수료 요구까지…“특수상황인데…” 소비자들 분통

#.8월 마지막 주 방콕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유모(32ㆍ여) 씨는 최근 발생한 테러사건 때문에 여행을 취소하려다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처음 여행을 예약한 A 호텔 예약 대행 사이트에서 “할인받은 상품이기 때문에 환불받을 수 없다”고 말했는데 정작 해당 호텔에서는 환불을 해주기로 한 것. 예약한 호텔에 메일을 환불이 가능한지를 문의하자 해당 호텔에서는 “하루는 환불해주고 나머지 하루는 6개월 이내에 호텔에 묵을 수 있는 숙박권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예약 대행 업체에서 환불을 요청하면 호텔에 환불이 가능한지를 문의하고 소비자에게 상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할인받은 상품이라고 마음대로 환불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17일 태국 방콕시내 에라완 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막바지 여행객들의 취소 문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일부 여행대행 업체들이 아예 환불을 거부 하거나 과도한 해지 수수료를 부과해 비난을 사고 있다.

해외여행 대행업체의 경우 해외 호텔이나 항공권 예약을 ‘대행’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하면 호텔과 항공사에 환불이 가능한지 문의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대행업체들은 ‘할인상품, 환불불가능’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소비자가 불가피하게 환불해야 하는 상황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방콕 사고처럼 명백하게 여행객의 안전이 우려될 경우에는 해당 호텔에 여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한 후 소비자에게 안내해주는 것 역시 해당 업체의 서비스 중 하나다.

소비자단체 관계자 역시 “천재지변이나 특수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환불을 해 줘야 하고 환불이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봐 주는 것도 대행업체의 업무 중 하나”라며 “호텔에서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대행업체에서 먼저 환불이 안된다고 하는 건 월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해 1월~5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호텔예약 대행사이트의 피해 사례는 총 107건로, 이 중 소비자가 계약취소를 요청했을 때 지불한 예약금에 대해 일체 환급을 받지 못한 경우가 76건(71%)으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에서 조사한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등의 호텔예약 대행업체들은 대개 본사가 해외에 있어 국내법으로 관리하기가 힘들 뿐 아니라 문제가 발생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최근 호텔예약사이트를 이용했다가 150만 원 가량을 환불받지 못할 상황에 처한 윤모(35) 씨는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한국어가 서툰 조선족이 전화를 받아 ‘절대 환불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저가에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는 광고만 잔뜩하고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는 뒷짐만 지는 건 대행업체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