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진정세를 보이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전남 서부권에 집중됐던 AI가 최근 순천에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과 축산농가가 초긴장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순천 낙안면 한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인 ‘H5N8형’이 확인돼 이 농가를 포함해 반경 500m 이내 오염 지역 내 닭과 오리 7만200여마리(3농가)가 살처분됐다. 방역당국은 반경 10㎞ 이내 경계지역 출하농가와 병아리 입식농가를 대상으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AI는 그동안 전남지역 닭과 오리 집산지인 나주와 영암, 해남, 영광 등 서부권에서만 발생했다. 지난 1월24일 해남에서 첫 AI가 발생한 뒤 한달 넘게 AI와 사투를 벌였지만, 순천, 고흥, 여수, 광양 등 동부권에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천 오리농가는 지난 1월17일 이후 역학 관련 농장으로 분류돼 이동제한 조치가 이뤄졌고, 지난달 17일 전북 정읍의 AI 발생 농가에 들어갔던 사료차가 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오리가 2개월 가까이 출하를 못한 채 사육돼 밀식 등 사육환경이 극히 악화한 상태다. 전남도는 한달 넘게 이동제한 조치가 이뤄져 사육환경 악화에 따른 신규 AI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는 다만 최근 사료차 운행 등 발병지의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차에 묻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수평전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순천을 비롯한 동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금류 사육 농장이 적어 그나마 다행이다”며 “순천 농장의 AI 발생 원인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대를 넘나드는 수평전파도 상황이 심각하지만, 새로 발생한 AI로 판명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AI 예방 차원에서 한달 넘게 폐쇄 중인 순천만생태공원과도 20k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순천시는 생태공원 주변 상인들의 거센 반발로 이달 초 생태공원을 개장할 계획이지만 AI 발생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AI 수평전파를 막기 위해 발병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3㎞, 10㎞마다 ‘3중 포위 방역망’을 치고 축산시설 소독과 차량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전남에서 이날까지 AI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는 41농가에 75만4000마리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