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공유 통해 민간 외교관 된 사람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결혼 1년차 신혼부부 양미애(34ㆍ여) 씨의 집은 늘 외국인 손님들로 북적인다. 집 안의 남는 방에 외국인 투숙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양 씨는 “집에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오다보니, 앉아서 세계여행을 하는 느낌”이라며 “이들에게 배우고 얻는 만큼 나도 뭔가를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다보니 요즘엔 해금까지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양 시는 숙소 공유서비스 ‘에버비앤비(Airbnb)’를 통해 자신의 집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아리랑, 드라마 ‘대장금’ 배경음악 등을 해금으로 연주해주고 있다. 한복과 한글 캘리그래피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러라도 양 씨의 집을 찾는 관광객들까지 생겼다. 한국에 거주하는 한 영국인 교사는 매년 고국의 친구들을 양 씨의 집으로 불러 모아 함께 서울 여행을 할 정도다. 양 씨는 “호텔에서 묵으면 느낄 수 없는 한국인의 정과 한국에서의 경험들 때문에 일부러라도 관광객들이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발길이 끊긴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민ㆍ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다름아닌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도시민박업을 벌이는 국내 ‘호스트’들이다. 이들은 ‘한국 가정식 조식 체험’, ‘다도 체험’ 등 호텔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체험 활동 등을 무기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 이러한 체험과 더불어 호스트들이 베푸는 ‘따스한 정’을 잊지 못해 한국행 비행기를 올라타는 외국인 관광객도 적잖다.

부산에 사는 김금실(57ㆍ여) 씨도 자칭타칭 민간 외교관이다. 중학교 교사로 수십년을 근무하다 퇴직한 김 씨는 딸의 제안으로 지난 2011년부터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외국인 홈스테이를 시작했다. 양 씨와 마찬가지로 김 씨의 집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언제고 다시 김 씨의 집을 찾는다. 김 씨는 “무엇보다 아침마다 차려주는 따뜻한 한국식 밥상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김 씨는 “말이 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진심을 외국인이 알아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우리 집에서 머물렀던 한 캐나다인은 나로 인해 어떻게 정을 베풀고 받는지를 알았다면서,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연락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밌는 사연도 적잖다. 휴가 기간 동안 한국 가정 문화를 제험해보고 싶어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를 통해 서울 강남의 한 가정집에서 묵은 포르쉐 임원도 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당시 이 임원이 A 씨의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장도 같이 보러 다녔다”면서 “당시 한국에는 없는 신형 포르쉐를 태우고 근처 마트를 가 A 씨 가족도 굉장히 놀라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보스턴 여행 당시 에어비앤비를 통해 현지인의 집에서 지냈다는 대학생 김모(24) 씨는 “내가 묵었던 집 주인이 부모님 뻘이었는데, 나와 친구를 마치 자식처럼 대해줬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 대한 인식도 더 좋아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국내에서 도시민박업을 하는 분들도 이를 단순히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민간 외교관이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에어비앤비 관계자도 “공유경제 본래 가치를 살리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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