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3000여만원의 빚을 지고 서울지역 한 사립대를 졸업한 김수영(가명ㆍ28ㆍ여) 씨는 여전히 학자금의 덫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자만 갚아도 되는 기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원금을 갚아야 하는 시점이 됐지만, 졸업 후 2년간 취직하지 못했던 김씨가 벼랑 끝에 몰린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원금상환이 한달 두달 연체될 때마다 집으로 우편이 날라와 김씨의 속을 태웠다.
이후 한 중소기업에 취직하고도 최저임금 수준의 월 12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김씨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날이 바로 코앞에 다가온 것만 같다”며 “목돈을 모을수가 없는데 결혼까지 생각해야 할 상황이라 앞이 너무 컴컴하다”고 토로했다.
‘청년실신(청년실업+신용불량자)’시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학자금대출의 덫에 걸려 시작부터 빚더미에 올라 있다.
13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가압류ㆍ소송ㆍ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를 당한 학생은 1만5000여명, 채무액은 1010여억원에 이르렀다.
또 지난해만 법적 조치 대상자가 6552명에 달해 2009년 649명에서 6년 사이 10배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채무액 또한 2009년 37여억원에서 지난해 454여억원으로 약 12배로 급격히 늘어났다.
학자금대출 이자나 원금 상환이 6개월 이상 연체되면 한국장학재단이 대출자 재산 조사에 들어가고, 이 때 4인가족 기준 최저생계비인 월 150만원 이상의 소득이 확인되면 초과분의 20퍼센트를 가압류하게 된다.
가압류는 소송과 강제집행으로까지 이어진다. 목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몇년이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며, 고용상태가 불안한 비정규직 등은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되는 구조다.
실제로 고액의 학자금대출을 받았던 학생들은 ‘정상적 상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년들이 빚더미로 내몰리는 원인인 높은 등록금 문제를 등록금 인하라는 정면 돌파로 해결하지 않고 빚을 얻도록 유도하는 정부와 대학의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비싼 등록금을 내리지 않고 ‘이자를 싸게 해준다’며 빚 내기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문제”라면서 “취직ㆍ결혼 등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할 청년들이 채무문제로 이 시작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대표는 “청년들의 소득 자체가 적어 자산을 형성할 수가 없는데, 게다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만 소득을 쏟다 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며 “도미노처럼 줄줄이 더 큰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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