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동안 성장이 더뎠다고 조급해 할 필요 없다. 10년은 더 (야구)할 선수기 때문이다."LG 트윈스 서용빈 타격코치가 외야수 정의윤을 두고 내린 평가다. 우타 거포 갈증에 허덕이던 LG에 한줄기 빛이 될 거라는 기대를 받으며 2005년 입단한 정의윤. 하지만 10년째 그 기대는 기대에 멈춰있다. 그리고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정의윤은 LG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다.2010년 말, LG의 마무리캠프를 지켜본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켄 그리피 시니어가 정의윤을 보고 "호세 칸세코를 보는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1986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출신인 칸세코는 메이저리그 통산 17시즌 462홈런을 기록한 타자다. 정의윤에게 그런 전설과 빗댈 만큼의 장타력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터지기만 하면' 대박이 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 때문에 트레이드와 관련된 현장 안팎의 '썰'에는 정의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그럼에도 LG는 정의윤을 포기하지 않았다. 박병호를 넥센 히어로즈에 보냈을 때 맞은 후폭풍을 잊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정의윤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 된 선택이었다.이번 시즌을 앞둔 봄, 역시 정의윤에 대한 기대는 스멀스멀 올라왔다.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른 정의윤에게 팬들은 속는 셈 치고 믿음을 보냈다. 그러나 '혹시나' 하던 심정이 '역시나'로 바뀌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한 달 남짓이었다.4월 말까지 3할 중반대의 고타율을 유지하던 정의윤은 5월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는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졌다. 결국 1군에 정의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결국 정의윤은 5월 8일,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하지만 LG에서 정의윤이 해줘야할 몫은 분명히 있었다. 어느새 팀컬러처럼 굳어진 우타자 기근 탓이다. 결국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또다시 정의윤이었다. 간만의 1군 콜업. 정의윤은 단단히 칼을 벼르고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고만고만했다. 그다지 좋지 않았다"며 정의윤을 평가한 LG 양상문 감독은 "기본적 타격 자질이 있는 선수다. 경기 후반 기용할 대타 카드로 (정)의윤이가 제격이다"라며 콜업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3경기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시즌 초반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이후 11일 잠실 한화전. 정의윤은 65일 만에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성적은 좋았다. 3타수 2안타 2타점. 비록 팀은 패했지만 정의윤은 7번타순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정의윤은 웃지 못했다. 정의윤이 잘했던 시간보다 부진했던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일까.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한 모습이었다. 5월 8일 1군 말소 후 지난 8일 61일 만에 올라온 정의윤. 65일만의 선발출장과 74일만의 타점, 75일만의 멀티히트는 정의윤에게 바라는 수식어가 아니다. 이제는 정말 반등이 필요한 정의윤이다. [헤럴드스포츠(잠실)=최익래 기자 @irchoi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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