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 서울 노원구 인근 A아파트에서 3년째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김영복(62ㆍ가명)씨. 그는 아파트에서 24시간 맞교대 근무하는 댓가로 매월 116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김 씨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기준 603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여간 반갑지 않다.

내년부턴 최저임금이 8.1% 인상된 6030원으로 바뀌면서 매월 9만원 상당의 월급 인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기대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대부분 대기업보단 비정규직이거나 영세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프랜차이즈 매장의 계약직 근로자 들이다.

이런 가운데 당초 1만원을 주장했던 노동계는 불만을 터트리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동계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ㆍ영세사업자를 외면한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등 노동계와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8.1% 인상 수혜자 총 342만명=최저임금은 매년 오르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던 근로자의 임금이 일시에 올라간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 근로자의 소비가 늘면 내수가 확대되고, 이것이 기업의 고용 증대로 이어진다는 긍정론이 존재한다.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1824만명의 18.2%에 달하는 342만명이 내년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올해 267만명(전체 근로자의 14.6%)보다 75만명 많은 숫자다.

최저임금 인상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고용불안이 우려되는 등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30인 미만 영세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액이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소상공인단체가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최저임금 수준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98%가 300인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사업체 등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실효성이 우려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 위치한 한계 기업의 경우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인건비 부담으로 문을 닫거나 고용인력을 줄이는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총 관계자는 최저임금 6030원 결정과 관련, “최저임금 근로자의 87.6%가 근무하는 영세 기업·소상공인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근로자의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1988년 첫 도입 이후 28년동안 13배 올라=460원에서 6030원. 1988년 첫 도입된 최저임금은 지난 28년동안 13배나 올랐다. 처음으로 6000원 시대를 맞는다. 최저임금 인상폭은 적게는 2.7%(2010년)에서 많게는 26.3%(1989년)까지 해마다 달랐다.

최저임금은 1993년 1005원으로 5년만에 1000원대 시대를 열었고, 한일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2002년(2100원)엔 2000원 시대에 진입했다. 2000년대엔 최저임금이 매년 8.3~13.1%씩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2006년(3100원) 3000원 시대를, 2009년(4110원)엔 4000원 고지를 돌파했다.

최저임금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2014년(5210원) 5000원 시대를, 2016년(6030원)엔 6000원 시대를 맞게 됐다. 최저임금이 10배로 커진 것은 2013년(4860원)이다. 연도별로는 1988년 462원, 1890년 690원, 1992년 925원, 1994년 1085원, 1996년 1275원, 1998년 1485원, 2000년 1600원, 2002년 2100원, 2004년 2510원, 2006년 3100원, 2008년 3770원, 2010년 4110원, 2012년 4580원, 2016년 6030원이다.

최저임금이 도입된지 꼭 25년만이다. 최저임금은 정권에 따라 인상폭이 시이소오 게임을 했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비교적 높았던 기간은 노태우 대통령 재임기간(1988년2~1993년 2월)이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 시절(2008월 2~2013년 2월)엔 인상폭이 가장 낮게 결정되는 등 대조를 보였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중엔 최저임금 인상율이 8.6~26.3%였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땐 2.7~6.1%에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2013년 2월) 이후부턴 3년 연속 7~8%대로 중간 수준이다. 김영삼(6.0~9.8%)ㆍ고 김대중(2.7~12.6%)ㆍ고 노무현(8.3~13.1%) 전 대통령 시절에도 대부분 적게는 2.7%에서 많게는 13.1%까지 비슷한 수준의 인상폭이 적용됐다.

▶최저임금 인상폭, 생필품과 비교하니 ‘장군멍군’=올해 최저임금은 5580원. 내년엔 이보다 8.1% 올라간 6030원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높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절대부족하다고 불만이 크다. 4인가구 최저생계비 166만8329원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저임금 상승폭과 주요 생필품 가격의 인상률을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결론부터 말하면 장군멍군이다. 일부 생필품은 최저임금보다 인상폭이 높은 반면 다른쪽에선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최저임금의 경우 2006년엔 3100원이고, 올핸 5580원이다. 9년동안 최저임금 인상폭은 80%다. 그럼 같은기간 생필품은 어느 정도 올랐을까. 편의점 기준으로 2006년 1통에 500원하던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은 100% 인상된 1000원에 팔리고 있다. 껌이 최저임금오름폭보다 20%포인트 더 인상된 셈이다.

농심의 새우깡(90g)도 600원에서1100원으로 83.3% 인상됐고, KT&G의 레종 담배는 80.8%를 기록하며 최저임금을 앞질렀다. 롯데푸드 돼지바 아이스크림은 80.0%로 최저임금 인상폭과 같았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폭보다 덜 오른 생필품도 많았다. 2006년 900원에 팔리던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240㎖)는 44.4% 인상된 1300원에, 1850원하던 서울우유 백색우유(1ℓ)는 43.2% 오른 2650원에 거래중이다. 농심 육계장 사발면(23.0%)과 하이트진로 참이슬(13.0%), 하이트맥주(4.5%) 등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900원인 서울지하철 요금도 1250원(38.8% 인상)으로 최저임금 인상폭에 못미쳤다.


기자]최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