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증을 위조해 가짜 신분증을 만든 후 통장과 휴대전화를 개통ㆍ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유통한 대포통장과 대포폰은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에 이용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위조 주민등록증으로 시중은행 40개 지점에서 예금통장 200개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A(25)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통장 발급책으로 활동한 B(18) 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 3명은 ‘일당 30만원의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며 인터넷 구인 사이트를 통해 계좌와 휴대전화를 개통할 발급책 8명을 모집했다. 이어 도용된 주민등록번호 67개와 발급책의 사진을 중국으로 보내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다. 발급책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위조 신분증으로 은행 계좌 80개, 예금통장 200개, 휴대전화 25대를 개통시켰다.

시중 은행은 이들이 사용한 신분증이 감별기를 통과하지 못하는 가짜임에도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계좌를 개설해 줬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렇게 개설된 대포통장 가운데 인터넷 뱅킹과 텔레뱅킹이 가능한 일부는 중국으로 팔려나가고, 나머지는 국내에 유통돼 스미싱ㆍ피싱 사기 등으로 가로챈 돈을 입금받는 데 사용됐다

특히 일당 중 주민증록증 위조책 C(35) 씨는 중국에 있는 신분증 위조 전문가에게 직접 위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주민등록증 제작에 필요한 특수 잉크 등을 갖고 출국하려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과거 노숙자 등을 이용해 통장을 발급받은 것과 달리 구인 사이트에서 확보한 발급책을 통해 직접 통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수법이 진화했다”며 “계좌 발급 시 철저하게 본인 확인을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일명 ‘최팀장’이라는 총책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는 한편,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