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캐피털 사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자동차 금융 시장이 각 금융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카드 복합할부 상품이 사라진 이후 벌어진 카드사와 캐피탈 사의 틈을 저축은행과 금융지주가 공략하고 있는 것.

지난 15일 SBI저축은행은 승용차, 상용차, 건설기계 구입 및 운영 자금을 대출해주는 SBI 오토론 상품을 출시했다. 생계 자금이나 긴급 사업 자금 용도보다는 차량 구입 고유의 목적에 포인트를 둬 중고차 구입 시 주로 사용토록 했다. 역시 최저 6.5%로 업계 평균보다 1~2% 가량 낮아졌다. SBI 저축은행은 향후 상품 반응에 따라 신차 구입 시에도 적용ㆍ확대할 방침이다.

자동차 금융 시장을 넘보는 것은 저축은행만이 아니다. KB금융그룹은 최근 KB손해보험 출범을 기념해 은행부터 카드, 캐피탈 사 등이 협력해 KB자동차 금융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자동차 구입 시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을 중심으로 관련 금융 서비스를 집중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 KB국민은행의 KB매직카적금은 1~3년의 계약기간 중 자동차를 구입하면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며, 계약기간의 절반 이상 경과 후 자동차 구입을 목적으로 이 적금을 해지하는 경우 만기 전이라도 우대이율이 포함된 만기이율이 적용된다.

은행권의 기존 자동차 관련 상품 실적도 적극적인 영업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대표적 자동차 구입 대출 상품인 ‘신한 마이카 대출’은 2010년 2월 출시 이후 취급액이 지난달 말 현재 1조8388억원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우리 카 행복대출’의 잔액도 지난달 말 현재 464억600만원으로 1년 전 84억6700만원보다 5배 가량 급증했다.

각 금융권이 자동차 금융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은 현대자동차와 카드사 및 캐피탈 사 간 수수료 협상 결과 4조6000억원대의 카드 복합상품 시장이 대폭 축소 됐기 때문. 현재 신용카드로 자동차 대금을 결제하고 할인된 금리로 캐피탈 사에 매달 대금을 납부하는 형태의 카드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하는 카드사는 KB국민카드 정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복합할부 상품이 사실상 사라진 이후 자동차 금융 시장 선점을 노리는 경쟁자들이 많아지면서 기존 카드사와 캐피탈 사들이 심화된 경쟁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복합할부 시장에서 위협받고 있는 카드사와 캐피탈사들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이 시장 1~2위를 다투던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현대차와의 협상 이후 할부금융업 면허를 통해 캐피탈 사의 역할을 내부화 한 자체 복합할부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 할부금융 자격을 취득한 KB국민ㆍ우리카드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신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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