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평창)=박병국 기자] “평창에서는 내가 금메달!”
21일 오전 9시께 소치올림픽 폐막을 이틀 앞두고 찾은 강릉시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전국에서 모여든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빼곡히 경기장을 메운 채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전국동계체전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중 자기 키만한 스키에 몸을 실고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도암 중학교 크로스컨트리 선수들, 불모의 땅에서 어렵게 싹을 틔우고 있는 스키 새싹들이다. 개교와 동시에 스키부 창단을 한 도암중학교는 45년 동안 올림픽을 향해 더딘 걸음을 조금씩 내딛고 있다. 올림픽 설상종목인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출전 선수 7명중 3명이 도암중학교 출신이다.
코치진이 손짓을 하자 훈련을 끝낸 도암중학교 선수 10여명이 모여들었다. 멀리 보이는 언덕까지 1㎞를 달리고 오는길로, 가쁜 숨을 가누고 있다. 고글을 머리위로 올려 끼우자 앳된 모습이 들어난다. 햇빛에 그을린 얼굴이 고글을 꼈던 자리만 하얗게 도드라졌다.
2013년 전국동계체전에서 크로스컨트리 여자 프리ㆍ클래식ㆍ계주 부문에서 3관왕을 한 이의진(15ㆍ도암중2ㆍ사진 좌측에서 7번째) 양은 “다음 올림픽에서는 중위권이나 상위권에 꼭 들고 싶다”면서, “4년 뒤 평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일 때문에 수원에서 10살 때 도암초로 전학온 이의진 선수는 5학년 때 운동을 시작했다. 그 후 2년만에 2012년 전국 학생 스키대회에서 3관왕을 해내며 기대주로 떠올랐고, 전국동계체전까지 재패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는 함태영(14ㆍ도암중1ㆍ사진 좌측에서 4번째)군 역시 지난해 전국초등학교 스키대회 크로스컨트리 남초 5ㆍ6년부에서 3㎞, 5㎞ 2관왕을 휩쓴 스키 유망주다. 함 군은 “이번 소치 올림픽 크로스 컨트리에서 국가대표 형 누나들이 메달을 못땄어도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형, 누나 들처럼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더 열심히해서 4년뒤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평지, 오르막길, 내리막길 등 5~50㎞의 거리를 스키를 타며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 컨트리,
하지만 국내 훈련 환경은 척박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크로스 컨트리 경기장은 평창의 알펜시아 한 곳 뿐이며, 비용 문제 때문에 7개의 코스 중 인공눈이 뿌려진 2.5㎞코스에서만 훈련이 가능하다. 지난 1997년 무주 전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무주 에도 임시 경기장이 개설 됐지만 경기가 끝난 후 폐쇄 됐다. 전국의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은 눈이 오지 않는 계절이면 마라톤이나, 바퀴달린 스키로 아스팔트를 달리다, 겨울이면 이곳으로 몰려 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수들은 조금씩 올림픽 메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부터 4차례 참가했지만한번도 50위권안에 든적은 없던 이채원(31) 선수는 22일 열린 소치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30km 단체 출전 프리스타일 경기에 출전, 36위로 도약했다
홍순철(45) 도암중학교 스키부 감독은 “현재 목표는 하위권에 있는 국내 선수들을 빠른 시간내에 중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 ”이라면서도, “외국에서 좋은 감독을 모시고, 선수들이 경험도 많이 쌓으면 4년뒤 메달이 불가능한 것만 아니”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