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간의 협상 결렬로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디폴트 파급효과는 지난 2010년 유로존 위기 당시 만큼 폭발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125.8원으로 거래되며 이달 10일 이후 19일 만에 처음으로 1120원대를 넘어섰다.
서울외환시장 딜러들은 이날 월달러 환율이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 등으로 1120원대 중후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환율시장은 그동안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었지만,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상승한 데 이어 1130원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외은지점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다른 아시아통화 보다 먼저 상승했으나, 그리스와 관련된 뉴스들이 더욱 부정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네고물량이 나오더라도 저점 매수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소병화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로 계속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다음달 5일 유로존 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단기적 영향에 그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2년 유로존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그리스 위기 파급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화가 단기 약세를 보인 후 강세와 약세를 반복하겠지만 다른 신흥국만큼 민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의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의 반응, 특히 주요 통화의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던 만큼 그리스발 위험자산 회피심리로 엔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달러에 대한 상승압력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로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나, 엔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엔화와 원화의 관계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그리스에서 뱅크런(예금 대량인출)까지 나타나자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를 방문하는 자국 국민들에게 현금을 넉넉하게 챙길 것을 잇달아 권고하고 나서 우리 관광객들에게도 주의가 요구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독일 외교부가 그리스를 관광하는 자국민들에게 충분한 양의 현금을 지닐 것을 권고한데 이어 영국,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등도 그리스 방문 시 카드 대신 현금을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라고 자국민들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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