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체제 전환 절차가 ‘급행 열차’를 탄 듯 초고속으로 진행중이다. 성과를 내야하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 국회의원, 진입 장벽 완화를 원하는 벤처업계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다. 금융위원회가직접 한국거래소의 주주들인 임원들을 호출한 것은 ‘입막음용’, ‘압박용’이란 평가다.

30일 오전 7시 30분 여의도 63빌딩 2층 파인홀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주주 조찬 간담회’에는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국장 등 금융당국 인사들과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 등 거래소 관계자, 증권사 주요 임원 등 모두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요 의제는 금융위가 오는 7월 7일께 발표를 앞두고 있는 ‘지주회사 개편 입장 발표(가칭)’에 대한 사전 승인을 거래소의 주주들인 증권사들로부터 추인 받는 것이다. 이날 회의는 취재진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오는 2일께에는 한국거래소 측이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거래소 개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주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고 말했고, ‘아직 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는 “네.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개편은 지난 5월부터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자본시장연구원과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등 모두 3곳에서 공청회 취지의 관련 행사들이 이어졌고, 지난 18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당초 코스닥 분리 방안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급선회 한 시점은 지난 22일로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부산지역 새누리당 의원들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부작용도 있었다. 당초 비교적 ‘작은판(코스닥 분리)’이 ‘큰판(지주사 전환)’으로 바뀌면서 법안 수정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관련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 부분은 정치적 이해 타산이 맞아 떨어졌다.

코스닥 분리에 강하게 반대했던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금융위가 법안을 제출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대신 발의해주기로 한 것이다. 소위 ‘청부입법’이다. 김 의원은 부산 남구가 지역구고, 이 곳에는 한국거래소의 본사가 소재해 있다. 김 의원이 적극 나선 것은 내년 ‘총선용’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임 위원장이 거래소의 지주사 체제 개편에 속도를 내는 데도 이유가 있다. 지난 정부에선 국무총리 실장을 지내는 등 정부의 핵심 요직들을 거쳤지만 현 정부에선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노조측은 “창조경제가 구호에만 그치자 뭔가라도 해보자는 취지에서 무리하게 사안을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