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가는 한달 간 몰디브 빌리면서 300억원 지출 -영국 왕가 지난해 해외 순방과 여행에 89억원 써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민상식 기자]# 지난달 유럽에서는 또 한 명의 ‘공주’가 탄생했다. TV리얼리티쇼 출신의 모델 소피아 헬크비스트가 주인공이다. 그는 스웨덴의 왕자 칼 필립과 결혼함으로써 왕자빈, 즉 공주 신분이 됐다. 6월 13일 결혼을 마친 이 커플은 밤새 웨딩 파티를 한 후 신혼여행을 떠났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미국을 들른 후 도착한 곳은 남태평양의 섬 피지였다. 새로운 로열 커플은 이곳에서 에너지 음료 레드불(Red Bull)의 공동창업자이자 그들이 머물 7성급 리조트 라우쌀라(Laucala)를 지은 디트리히 마테쉬츠(Dietrich Mateschitz)가 보낸 전용기를 타고 허니문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라우쌀라에 하룻밤 머무는 데는 통상 4만5000크로나(약 600만원)가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빌라의 경우, 1박에 4만 달러의 비용을 내야 한다. 이곳은 전용 72홀 골프코스가 있고 승마학교가 갖춰져있으며, 빌라 한채당 15명 이상의 스태프가 관리한다.
때문에 필립 왕자로선 신혼여행에서도 왕실 못지않은 보살핌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럭셔리 리조트는 이들 부부 외에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머물렀고, 한국인으로선 박진영 JYP 대표이사 부부가 유일하게 찾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우쌀라에서의 경험이 특별한 이유는 호화롭거나 값비싼 데 있지 않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디트리히 마테쉬츠의 허가 없이는 머물지 못하는 곳으로, 그 누구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휴가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휴가’란 뜻으로 쓰이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는 라틴어 ‘바카티오(vacatino)’에서 나왔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일상으로부터 완벽히 벗어난 곳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픈 욕망은 세간의 시선을 받는 왕가일수록 더하다.
그래서일까. 그리스어로 자유를 뜻하는 ‘엘류세라(Eleuthera)’ 섬은 바하마제도 가운데서도 유독 왕가의 사랑을 받는 휴양지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비의 신혼여행지기도 했고, 이들이 휴가 때마다 즐겨 찾은 휴양지였다. 임신한 다이애나비의 비키니 사진을 영국의 대중지 ‘더 선(The Sun)’ 등이 쫓아와 찍으면서, 영국 왕실의 맹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리스 왕가가 매년 찾고 있다. 그리스 왕세자빈이자 세계적인 면세점 DFS 창업자의 딸인 마리 샹탈 밀러는 지난해 여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바하마 엘류세라의 휴가 생활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보트에 올린 다리 사진과 함께 “내 휴가는 이제 공식적으로 시작이다(My holiday officially starts now!)”고 쓴 마리 샹탈은 이후, 휴가 풍경을 상세히 찍어 올렸다. 그의 딸 18세 올림피아 공주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포스팅했다.
그가 이처럼 ‘사생활 공개’에 나선 것은 그가 왕세자빈 타이틀 외에 여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리어네어의 딸로 결혼 전부터 ‘공주 부럽지 않은 유명인사’였던 그는 젊은 시절 앤디 워홀과 작업할 정도로 예술적 감각이 탁월했다. 그리고 이 같은 감각을 살려 그의 자녀들이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도록 클래식한 명품 유아동복 ‘마리 샹탈’을 론칭했다. 누구보다도 일에 열정적인 그는 가족과의 휴가 일정 역시 열정적으로 짰다.
그리스 왕세자 가족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카프리~홍콩~하와이~바하마’로 이어지는 긴 휴가를 보냈다. 엘류세라는 여러 휴가지 중 하나였다. 특히 그중 가족과 함께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입고 즐기는 아만조(Amanzoe) 리조트에서의 사진은 품위와 격식을 따지는 왕가의 가족이 올린 것이라고 보기엔 파격적이다.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로운 삶’을 뜻하는 아만조는 그리스의 호화리조트다. 모든 빌라가 에게해를 바라보고 있으며, 높낮이가 다른 올리브 나무로 경계를 지어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1박에 900유로 이상 비용이 드는 아만조는 앞서 소개된 최고급 리조트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 위기에 처한 그리스의 물가와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대표 리조트로 칭할 만하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왕가의 ‘일탈과도 같은 호화로운 여행’이 늘 국민들로부터 이해받는 것은 아니다. 올 초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영국의 왕실 가족이 지난해 전 세계로 떠나는 데 510만파운드(약 89억원)를 썼다고 맹비난했다. 이 가운데는 찰스 왕세자의 남미 방문과 같은 공식일정도 포함돼 있었지만, 남미 순방에서만 50만 파운드를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또 해리 왕자가 브라질과 칠레로 월드컵 여행을 가는 데 쓴 10만파운드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왕가는 그간에도 종종 ‘호화 휴가’로 입방아에 오르곤 했다. 특히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해리 왕자는 스위스의 스키 명소로 유명한 클러스터(Klosters) 리조트의 단골이다. 찰스 왕세자는 40년 넘게 이 곳을 즐겨 찾고, 아들 윌리엄 왕자 역시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연애시절 이곳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언론에 보도된 2008년과 2009년 당시 둘은 1주일간 집사가 달린 작은 오두막에서 6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1박에 530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리조트는 성수기에는 배 이상 줘야 머물 수 있다. 호화 휴가로는 전 세계 왕가 가운데 가장 부유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로열패밀리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사우디의 6대 국왕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지난해 2월 몰디브의 3개 리조트를 한 달 가까이 예약하면서 1800만파운드(320억원)를 휴가비로 지출했다.
그가 머문 2월 19일부터 3월 15일까지 몰디브를 예약했던 손님들은 이때문에 모두 예약이 취소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당시 건강이 좋지 않던 압둘라 왕은 요트로 몰디브에 도착했는데, 100명 이상의 보디가드는 물론 아예 병원 의료진을 하나의 배에 태워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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