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걸그룹 스타일리스트를 사칭한 여성이 협찬 물품을 빌미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걸그룹이 받는 협찬의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환승 부장판사는 사기혐의로 기소된 이모(26·여)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옷과 가방, 승용차, 아파트 등 협찬 물품을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해주겠다면서 12명으로부터 4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씨는 걸그룹 스타일리스트 밑에서 보조로 일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결혼을 앞둔 지인에게 ‘결혼식 장면을 에이핑크 뮤직비디오에 넣어주겠다’며 돈을 받았던 이씨는 지난해 5월부터는 소녀시대가 협찬받은 잠실·서초 아파트들을 2∼3달 뒤 싸게 넘기겠다며 수천만 원씩을 뜯었다.
이 씨의 사기 행각에 주위 사람들이 쉽게 속아넘어갔다는 점에서, 걸그룹 협찬이 그만큼 공공연하게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돌의 공항 패션의 경우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 것은 물론, 여권 케이스까지 협찬인 경우가 허다하다. 또 걸그룹은 SNS 팔로어가 수십, 수백 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그 영향력도 지대해, SNS에 올리는 사진을 위해 필요한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도 협찬을 해주기도 한다.
패션 뿐 아니라 항공권 티켓이나 여행, 성형수술 등 협찬 아이템도 다양하다. 심지어 방송에서 집 공개 분량이 있을 경우 각종 세간살이를 요구하거나, 집 자체를 협찬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협찬 규모가 과도한 수준만 아니라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겐 걸그룹의 공항 패션이나 방송 의상 등이 유익한 콘텐츠일 수 있다. 또 새로운 패션 트렌드 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트렌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면도 있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