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이산가족 상봉단이 북한 금강산을 방문 중인 가운데 평양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북한 평양과 황해북도 농가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20일 우리측에 통보했다.

북한에서는 지난달 8일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한 달 이상 늦은 이달 19일에야 OEI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1년 4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20일 구제역 특별방역대책회의를 열어 북한 접경지인 경기 북부와 강원도 등에 구제역 백신접종과 소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으며 취약농가 점검 등 차단방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상가족 상봉단과 관련해서는 소독, 방역교육 등 검역조치를 실시했으며 귀환 후에도 출입자와 물품에 대한 소독 및 검색을 철저히 할 방침이다.

구제역은 돼지를 비롯해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하는 가축전염병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의 배설물은 물론 사료, 차량, 사람의 옷ㆍ신발 등에 잠복해 있다가 사람의 재채기나 호흡, 공기를 통해 해당 동물에 전염될 정도로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잠복기간은 법규상 14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3~5일 정도로 증상이 빨리 나타난다.

이산가족 상봉단의 귀환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강한 전염성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차량을 통해 들어올 경우 조류인플루엔자(AI)에 더해 축산농가에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190개 농가에서 닭과 오리 400만 마리를 살처분한 상황이다. 주춤하던 AI는 20일 밤 충청남도 논산 종계 농가에서 추가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자칫하면 구제역과 AI가 동시에 발생해 피해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2010~2011년의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

북한의 OIE 보고내용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O형이다. 다행히 국내에서 접종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으로 방어할 수 있는 종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구제역 백신은 O, A, Asia1형 등 3종 혼합백신으로 이번 북한에서 발생한 구제역 O형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11년 구제역 발생으로 잃었던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설정해 운영 중이다. 청정국 지위 회복여부는 오는 5월 OIE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