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의사, 외교관 등 내로라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북한당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밀수꾼을 자처한 북한사람이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심각한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2일 튀니지의 한 신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5월 중순경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금 2kg을 밀반출하려던 북한 의사 6명이 현지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의 가방에서는 합법적 구입 여부를 증명할 수 없는 다량의 의약품도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당국의 조사 결과, 이들은 몇 년간 의료 활동을 마치고 리비아를 떠나는 의료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북한대사관의 지시를 받아 금과 현금을 밀반출하려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지난 5월 말에도 VOA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보호대상인 코뿔소의 뿔을 밀매하다가 적발된 2명의 북한인 중 1명이 외교관이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남아공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국경 통과 시 검색을 받지 않는 특권을 악용해 수시로 코뿔소 뿔 밀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코뿔소 뿔은 중국으로 보내져 약재용으로 1kg당 718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관들이 공관 운영비와 본국에 상납할 자금을 마련키 위해 불법 활동을 벌이다 발각되는 일은 또 있었다. 지난 3월 방글라데시아의 한 공항에서 북한 외교관은 금 27kg를 밀수하려다 현지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이런 유사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대북 제재로 돈줄이 마른 북한 당국이 해외에 나간 사람들에게 외화벌이 할당을 채우라고 압박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는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주민이 드물다는 점에서 밀수를 시도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반 북한 주민들에 비해 직업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어 정상적인 교역행위가 쉽지 않아 밀반출을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직업을 떠나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겠다는 국가적 임무를 띠고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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