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외국에서 징역을 살았으면 국내에선 임의가 아닌 반드시 줄여줘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선고가 나왔다.
헌재는 형법 7조 ‘외국에서 형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해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에 대한 위헌소송에서 6(찬성)대3(반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헌재는 먼저 “세계 각국의 형법은 서로 다른 제도를 가지고 있어 내국인의 국외범에 대해 외국 법원이 처벌했더라도 다시 처벌할 수가 있다”며 “형법은 대한민국 내에서 죄를 범한 자에게는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며 내국인이 범한 죄에 대해 범죄지 여하를 불문하는 속인주의를 가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헌재는 “(형법 7조는)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국가형벌권을 적정하게 행사하면서도 피고인의 실질적인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형을 일부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적한 것으로서 입법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전제했다.
헌재는 “그런데 형법 7조는 외국에서 받는 형의 집행을 단지 법정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로만 정하고 있어 우리 형법에 의한 처벌 시 법관의 재량에 따라 그러한 사정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형의 감면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개별적인 사건에 따라서는 신체의 자유에 심각한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헌재는 또 “동일한 범죄사실로 외국에서 형의 집행을 받았음에도 형이 감면될 수 있는 가능성에 그치고 형기가 의무적으로 산입되지 않는 등 외국에서의 처벌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 법익의 균형성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헌재는 이어 “형법 7조가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해야 하나, 그 위헌성은 형의 집행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데 있다”며 “위헌 결정으로 즉시 효력을 상실할 경우 임의적으로나마 형을 감면할 근거규정이 없어져 감면 적용을 받아야 할 사람에 대해 감면을 할 수 없는 법적 공백이 생긴다”고 했다.
헌재는 “형법7조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며 늦어도 2016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7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헌법재판관은 “동일한 행위에 대해 외국에서는 우리 형사법이 정한 형보다 가벼운 형을 규정하거나혹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불법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형법 7조의 임의적 감면 방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앞서 청구인 송모씨는 2011년 6월 홍콩국제공항에서 위조된 한국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홍콩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8개월 복역한 뒤 한국으로 강제추방됐다. 송씨는 같은 범죄 사실로 한국 법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2013년 5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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