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3사 영업정지 첫날, 현장 직접 가보니…
일부 체크카드 현금 인출 불가능 기존고객 카드한도 증액도 안돼 다른 카드사 이용땐 차등금리… “안내도 전혀 없이”…항의 빗발쳐
“체크카드 발급까지 1주일 기다리라고요?”
17일 KB국민ㆍNH농협ㆍ롯데카드 3사의 영업정지가 시작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 정지됐다지만, 신용한도 증액이 불가능하고 ‘타사’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등 기존 고객의 불편도 상당하다.
이날 오전 10시 KB국민은행 서울의 한 지점에선 곳곳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부 박모(49)씨는 “체크카드 발급까지 1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냐”면서 “한가했으면 월요일 아침부터 왔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내수동 KB국민카드 본사에서도 근심어린 고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김모(72) 할아버지는 “국민카드를 쓰고 있는데, 영업이 안된다고 해서 내 카드에 이상이 없는지 어떤 차질이 있는지 물어보러 왔다”고 말했다.
시내 한 NH농협은행에서 만난 장모(52)씨는 “영업정지된다는 얘기가 나온지 언제인데, 고객에게 안내가 전혀 없다”면서 언짢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임시회의를 열어 카드 3사에 대해 이날부터 5월16일까지 3개월간 영업 일부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이 조치에 따라 카드 3사는 ▷신규 카드(신용ㆍ체크ㆍ선불) 발급 ▷카드론ㆍ현금서비스ㆍ리볼빙 서비스 ▷카드슈랑스 등 부대영업이 금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제한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기존 고객에 대해서는 결제 및 재발급, 부대서비스가 모두 가능한 만큼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고객들의 불편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도 증액이 불가능하다. 신용카드 및 카드론의 한도증액은 금지된다. 현금서비스는 현재 한도가 신용도에 비해 낮거나 이전 한도가 높았을 경우 해당 한도까지만 증액이 가능하다. 한도 이상의 급전이 필요하거나 여러 카드로 ‘돌려막기’를 해온 고객이라면 연체로 인한 신용도 하락 등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른 카드사를 이용한다고 해도 이용 실적 등에 따른 차등금리와 신규가입에 따른 이자 손해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카드론은 신용도 측정 등을 위해 신규 가입 뒤 약 3개월이 지난 뒤에야 승인해주는 경우가 많아 급전 융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자가 훨씬 비싼 캐피탈사나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
대표 결제일인 매달 10일과 25일 대규모 혼란이 예상된다. 회사원 강모(34)씨는 “이번달에 갚을 돈이 몰려 한도 증액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힘들 게 됐다”면서 “갑자기 예상치 못한 고민거리가 생겼다”며 씁쓸해했다.
기존고객에 대한 체크카드 발급 중단 조치에 대한 고객불만도 크다. 타사 체크카드 발급 시 1주일 이상의 발급 기간이 소요되고 일부 카드의 경우 현금 인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고객은 KB가 아닌 삼성ㆍ현대(현금인출기능 있음), 신한(〃 없음)체크카드를 선택해 발급받아야 한다. NH농협은행 고객도 신한(〃 있음), 삼성ㆍ하나SK(〃 없음)카드에서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NH농협 체크카드는 발급받을 수 없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24일부터 카드사의 전화영업을 허용키로 했다.
황혜진ㆍ서경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