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부채 산출기준 논란

정부가 공공부문 부채 산출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나랏빚이 과연 얼마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어디까지 공공 부채로 잡느냐에 따라 400조원대에서 2000조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 되기 때문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부채’는 2012년 말 현재 821조1000억원이다. 일반 정부 부채에 비금융 공기업을 더하고 중복 계산된 내부 거래를 제외한 결과다. 또 공공기관 중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부채도 뺐다. GDP의 64.5%를 차지하는 적지 않은 액수지만 그동안 나랏빚이 1000조원을 넘어선다는 것이 대체적인 ‘상식’이었던 만큼 정부가 다소 축소해 잡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국가 부채가 1000조원이 육박하고 있다며 기재부를 융단폭격했다. 올해 중앙 및 지방정부가 진 부채가 48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공공기관 부채도 52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돼 이 두 수치만 합쳐도 1000조원이 훌쩍 넘는다. 특히 정부와 공공 부채 산출을 논의한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용역 평가를 통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금융, 비금융을 막론하고 공기업까지 아울러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국가 부채 1000조원 시대는 이미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심지어 공공부문 부채가 2000조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가 이번에 공공부문 부채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부기해 공개한 연금 충당 부채 및 퇴직수당 충당 부채(467조4000억원)와 민간부문의 채무 불이행 시 공공부문이 떠맡는 보증 채무(145조7000억원)를 비롯해 국민연금 등 기금이 보유한 국공채(105조8000억원), 한국은행 보유 통화안정증권(163조원) 역시 결국 공공부문이 진 빚이라는 것이다.

중앙ㆍ지방정부의 회계ㆍ기금만을 포함한 국가 채무는 2012년 말 기준 443조1000억원이다. 과거 이 부분만을 국가 빚으로 여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공공부문과 관련된 모든 부채가 국가의 빚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늘어난 셈이다. 어떤 기준으로 나랏빚을 정하는지와 관계없이 부채 관리가 국가의 중요한 정책과제가 됐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충당 부채, 보증 채무를 따로 부기한 것은 미래 재정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라며 “성격이 다른 부채를 단순 합산하는 것이 부채를 제대로 관리하는 방향에 부합하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