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여야 대치국면으로 경제활성화법안들이 줄줄이 발목 잡히면서 국가 경제의 표류가 현실화하고 있다.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28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들 법안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성완종 리스트 등 현안들에 밀려 눈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이 구조개혁과 함께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의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은 소귀에 경일기 식이된지 오래다.
급기야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년 총선(4월)을 앞두고 기싸움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에는 남의 얘기로 들릴 뿐이다.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좌절감은 커질대로 커져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 전체가 절망에 휩쌓이고 말 것이라는 극단적인 회의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안은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자본시장법, 산업재해보상법, 금융위원회설치법, 하도급거래법,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의료법 2개 등 9개에 이른다.
이 중 자본시장법(크라우드펀딩법)과 하도급거래법, 산업재해보상법 등 3개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올라와 있지만 현재로는 위원회가 열릴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나머지 법안들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해왔던 정부도 현재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속수무책에 가까운 입장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며 “입법 여부와 상관없이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 청년 고용 방안을 담는 등 정부가 할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 정부 홀로는 만족스런 결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
김덕호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 과장도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입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오는 7월까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청년 고용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9개 경제활성화법안이 모두 통과할 경우 투자 확대와 함께 66만여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법이 통과될 경우 2020년까지 청년 일자리가 35만개 이상 창출되고, 국내총생산(GDP)도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자신한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 경제활성화법안 처리가 미뤄지면 나라 경제 자체가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호상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 사회 전체가 절망감에 휩싸일 수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아베노믹스 효과로 빠른 경기 회복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 밀리고, 경제성장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게마저 초월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활성화법안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어 6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이들 법안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경제는 추진력을 잃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