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50) 씨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지 22년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13일 자살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확정 선고받았던 강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강 씨는 전국민족민주연합(전민련) 간부였던 김기설 씨가 1991년 5월 노태우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투신자살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 씨의 유서와 강 씨 등의 필정이 같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고, 강 씨는 이 때문에 김 씨의 유서를 대필하는 등 자살을 방조했다는 누명을 썼다. 재판에 넘겨진 강 씨는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했다.
하지만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11월 국과수의 재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김 씨가 스스로 유서를 작성한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 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1991년 당시 국과수 감정 결과는 신빙성이 없고 검찰의 다른 증거만으로 강 씨가 김 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강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부분이 재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의 형을 별도로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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