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15일 법원의 손에 의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의 운명이 결정된다. 노ㆍ 사간 대화가 실패로 돌아간 만큼 그 책임이 어느 측에 있는지 판단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서울지방법원 민사 50부(수석부장판사 조영철)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지주의 일방적 통합절차를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2차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4월에 열린 1차 심리에서 재판부는 6월 30일까지 통합 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고 이 기간 동안 노사 간 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지난 달 20일 하나금융그룹 측에 2.17 합의서 수정안을 요구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29일 하나금융그룹이 제출한 수정안에 대해 종전처럼 2.17 합의서의 완전한 폐기와 즉각적인 조기통합추진을 전제로 한 ‘합의서초안’을 제시했다“며 “이는 수정안 제출에 실패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나금융 측은 “5년 독립경영 조항에 대해 전혀 수정을 가하지 않는 수정안은 불가능하다”며 반발해 대화의 분위기는 다시 싸늘하게 식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노조 측이 법원 2차 심리를 앞두고 대화에 나섰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수정안을 요구했던 것은 아니길 바란다”며 조속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최근 외환은행 측이 직원들로부터 받은 개인정보 동의서에 대해 노조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협상은 더욱 꼬여가는 분위기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기자들을 만나 “노조가 왜 2차 심리 전날 노조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성명을 발표하고 오늘 규탄대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노조는 김 행장의 발언에 대해 “동의서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미 4월부터 제기해 왔기 때문에 2차 심리와 결부지은 것은 치졸하다”고 맞받아쳤다.
이같은 분위기는 노사 양측의 대화를 촉구한 금융권 안팎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내정자 신분으로 받은 청문회와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두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화해서 양 은행의 합병문제가 계획대로 처리되는 방향으로 가길 기대한다”며 합의 없이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심리를 통해 노사 간 합의가 원만히 이뤄져 하반기 중 통합이 시작되지 않을 경우 통합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사실상 조기 통합의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심리를 전후해 어느정도 합의가 돼야 조기 통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최근의 사태를 지켜본 법원이 노사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겠지만 노사가 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대화를 진행해 합의점을 찾는게 하나금융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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