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첫 원리금 상환이 시작된 가운데 주요 5대 은행의 안심전환대출 연체율이 평균 0.29%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을 밑도는 수준이지만, 아직 안심전환대출자 중 40%가 첫 상환기일을 맞지 않은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체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안심전환대출 연체율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각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 연체율에 부쩍 신경쓰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5대 은행 연체율 0.29%=13일 헤럴드경제가 KB국민ㆍNH농협ㆍ우리ㆍ하나ㆍIBK기업 등 5대 은행의 안심전환대출 연체상황(5월 11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총 대출(23만862건) 중 62% 가량인 14만3162건이 첫 상환시기를 맞았다. 지난 3월 24일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이후 4월 10일까지 실제 대출이 실행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 중 연체는 412건이 발생했다. 연체율로 따지면 0.29%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 0.43%, 우리 0.38%, KB국민 0.28%, 기업 0.1%, 하나 0%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3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39%)을 밑도는 수준이다. 은행들은 첫 상환 성적표 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첫 상환이고 중산층 이상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어 연체율이 높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본격적인 연체는 시행 후 2~3개월은 지나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첫달부터 연체를 했다는 건 금리인하 등을 예상해 또다시 갈아탈 생각으로 일부러 안 갚았다기보다는 정말 상환여력이 없어서 못 갚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5대 은행을 통해 실행된 안심전환대출 건수는 총 23만862건으로, 전체 취급건수(32만 7000건)의 71%를 차지한다. 안심전환대출 취급비중은 KB국민은행이 전체 중 27%로 가장 높고 ▷NH농협(13.9%)▷신한(13.6%)▷우리(12.5%)▷하나(10.9%)▷IBK기업(6.3%)순으로 차지하고 있다.

▶은행들 “시간 가면 더 늘어날 텐데…” 전전긍긍=은행들은 당장은 연체율이 높지 않지만 2~3달 후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자를 덜 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지만 ‘이자’에서 ‘원금+이자’로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연체 발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로 수익성에 이어 건전성까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은행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A 은행 관계자는 “신청자 모두가 안정적인 수입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며 “장사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수입이 일정치 않아 갑자기 수익이 적어졌을 때 원리금 납부를 못해 연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받은 돈을 생활비로 사용하는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며 “이들 중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람들이 과연 원리금을 낼 능력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소득계층별 가계부채 진단보고서’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대출금 5000만원을 변동금리 3%로 빌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경우 30년 만기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더라도 추가납부 금액은 연간 가구 소득의 10%가 넘는다”면서 “원리금 상황 압박이 커질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부터 상승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0.41%였던 연체율은 1월말 0.43%, 2월 0.45%로 증가했다. 3월말엔 0.39%로 떨어졌지만 이는 안심전환대출로의 전환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연체율 급등을 대비해 원금상환액과 상환기간을 조정하는 리스케줄링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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