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요즘 이경규가 예능을 하는 걸 보면 “한물 가지 않았구나”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1981년에 데뷔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비롯해 34년간 예능의 한가운데에 있는 이경규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예능 스타일과 트렌드가 변했음에도 기막힌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이경규는 거의 모든 장르의 예능 경험을 가지고 있다. 81년에 MBC로 데뷔한후 ‘웃으면 복이 와요’의 대선배 코미디언의 막내격으로 정통 코미디의 맛도 조금 봤고, ‘일밤’을 통해 공익예능과 월드컵이라는 스포츠예능 등 버라이어티한 예능, 리얼 버라이어티(‘남자의 자격’), 토크 예능(‘힐링캠프‘), 관찰예능(‘아빠를 부탁해’)까지 실로 다양한 종류의 예능을 맛보며 적응에도 성공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경규가 예능에서도 유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새로운 장르에서 본인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이경규가 ‘아빠를 부탁해’에서 딸 예림의 친구들에게 탈탈 털리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경규는 예림이 친구들의 방문에 어색하고 불편해서 도망(?) 다니듯 했으나 조금씩 딸 친구들과 대화를 이어가며 자연스러워졌다.
“아저씨 노래방 가요” “안 가“
“아저씨는 예림이와 스킨십은 언제 해요?“ “스킨십 같은 걸 왜 해? 그런 것 없어”
예림이 딸 친구들은 이경규가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예림이 아빠로서 순수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하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스스럼 없고 당당하며, 귀여운 아이들, 어른들을 어려워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하고 쑥스러워진 건 이경규였다. 그런 이경규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게 ‘아빠를 부탁해’의 관전 포인트이자 묘미였다.
이경규가 어떻게 네일샵을 가겠는가? 결국 딸과 딸 친구 덕에 손톱 손질과 자신의 반려견인 불독 그림의 네일아트까지 받았다.
‘아빠를 부탁해‘에서 이경규는 조재현과 함께 ‘무뚝뚝한 아빠’ 그룹을 형성한다. 강석우 조민기는 ‘자상한 아빠‘ 그룹이다. 그런데 예림이는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편이다. 강석우의 딸 다은이는 속에 있는 말을 아빠에게 아직은 다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경규는 무뚝뚝한 가운데에도 딸과의 독특한 소통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이경규가 ‘아빠를 부탁해’에서 보여주는 딸과의 소통방식은 이경규의 다른 예능물에도 적용될 듯 싶다. 예능 스타일이 변해도 항상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통을 만들어가는 이경규의 예능을 후배들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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