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몸캠’에 성범죄까지…. 인터넷 시대에 스마트폰을 손에 쥔 대한민국의 동심(童心)이 얼룩지고 있다.

사전적으로는 4~5세부터 초등학생까지를 가리키는 단어가 ‘어린이’다. 하지만 성(性)적으로 ‘어린이’ 답지 않은 초등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자신의 얼굴과 신체를 노출한 채 음란행위 장면을 촬영해 SNS에 게시한 미성년자 43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놀라운 사실은 이 가운데 33명이 초등학생이고, 심지어 2006년에 태어난 초등 2학년생도 2명이나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인 날을 앞둔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난지공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어린인 날을 앞둔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난지공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사진이나 동영상이 카톡 등을 통해 은밀히 교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에 적발된 건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초등생들이 실제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재작년 3월엔 강원도 원주의 초등생 3명이 20대 지적 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사실이 적발돼 충격을 줬다.

초등학교 6학년 C군 등 3명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 여성(23)을 동네 인근의 공사장으로 유인해 차례로 성폭행했는데, 이들은 범행 전에 휴대전화에 저장된 야동을 피해 여성에게 보여주며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내에서 성범죄로 징계를 받는 초등학생들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성관련 사건 징계학생 수’에 따르면 지난 2012∼2014년 8월 사이 성범죄로 학교에서 징계를 받은 초등학생의 수는 278명에 이른다.

2010년 16명에 불과했던 교내 성관련 징계 초등학생은 2011년 30명, 2012년 65명으로 매년 두배씩 늘었다.

그러다 2013년엔 113명으로 늘더니 2014년은 8월말 기준 100명으로 이미 전년도 전체 징계 학생수에 육박할 정도다.

박 의원은 “어린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성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에 학교 현장의 적극적인 조치와 함께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강북지역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A(34)씨는 해가 거듭될수록 아이들 지도가 점점 더 힘들어짐을 느끼고 있다.

집단 따돌림ㆍ괴롭힘은 그 무대가 교실에서 ‘단톡방’(단체카톡방)으로 옮겨져 더욱 은밀하게 행해지고, 최근에는 자신의 나체를 촬영한 소위 ‘몸캠’을 교환하는 아이들까지 나타나면서 학생지도가 더 힘겨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여학생들에게 몸캠 교환을 요구했다 적발된 B군은, 이에 응하지 않은 여학생을 두고 “몸캠을 보냈으면 SNS에 올려 다 퍼뜨리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범람하는 성적 영상 등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초등학생들이 영상매체를 보면서 성폭행ㆍ집단폭행 등 비정상적 행위를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로 받아들여 호기심에 따라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