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SBS 새 예능 프로그램 ‘썸남썸녀’는 마치 혼기 꽉 찬 남녀 연예인들의 예능판 ‘짝’을 연상시킨 제목이었다. 그저 그런 짝짓기 프로그램을 떠올리게하는 흔한 제목의 이 예능 프로그램은 배우 윤소이의 출연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찾았다.
설 특집 파일럿 이후 화요일 밤 11시로 정규편성돼 28일 첫 방송된 SBS ‘썸남썸녀’의 종착지는 ‘진정한 연애’에 있지만, 그 과정은 조금 달랐다. 출발은 나를 알고, 나를 열어가는 길이었다.
85년생, 서른을 막 넘긴 여배우 윤소이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첫날부터 가면을 벗었다. 방송을 통해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윤소이의 이야기는 심야 시간 시청자들에게 강한 펀치를 날렸다. ‘썸남썸녀’의 정규편성과 함께 제작진이 찾은 최고의 출연자일지도 모르겠다. 자기검열에 능한 연예인들에게 개인사의 고백은 쉽지 않은 일인데, 윤소이는 이 과정을 통해 프로그램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왔다. 리얼리티 관찰예능에도 안성맞춤인 몰입형 캐릭터였다.
윤소이는 방송에서“(태어난지) 100일쯤 됐을 때, 부모님이 헤어졌다. 엄마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혹시나 아빠가, 내가 성공했다고 나를 찾아올까봐 성을 바꿨다”고 말했다. 윤소이는 원래 ‘문씨’였다. 어린시절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기억은 트라우마였다. 우울증을 앓았고, 남녀관계를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 최근엔 1년 6개월 동안 미술치료와 심리치료도 받았다.
힘든 이야기의 끝에 엄마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땐 눈물이 떨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윤소이는 “나를 버리지 않고, 키워줘서 정말 고맙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공해서, 엄마가 아등바등하면서 돈벌게 고생하게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좋은 사람 만나서, 엄마가 걱정하는 대로 엄마 팔자 닮지 않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몇 해간 ‘연애 교과서’를 자처하는 다양한 이론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이 방송은 이를 테면 실전편이었다. 목적지로 향해가는 길에서 제작진은 가장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며 특별한 동거를 제안했다. 진짜 사랑을 찾겠다는 남녀 연예인들을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하며 서로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고쳐나가며, 나를 조금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윤소이에게서 답이 나왔다. “나를 오픈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선 가식적인 얼굴을 하고 항상 밝은 척하며 지내왔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를 오픈하는 방법만 배운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배움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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