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나영석 PD에게는 ‘예능 3종세트’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평소 예능에 나오지 않는 연예인을 출연시켜, 엄청난 반응을 일으키게 하고, 그 후에는 각종 CF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CF스타 제조기로서는 100%에 육박하는 성공확률을 보여준다. 요즘은 ‘삼시세끼-어촌편’의 차승원이 광고를 휩쓸고 있다. ‘꽃할배-그리스편’이 방송되면서 이서진 최지우 백일섭이 광고에 등장하고 있다. 예능에 참가하는 연예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선순환 구조다.

또한 이것은 나영석PD의 창의성이기도 하다. 남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을 활용해 킬러 콘텐츠를 제조한다. 예능에 거의 나오지 않던 사람들을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에 출연시켜 대박 상품을 만들어냈다. 멀지 않아 송혜교, 김태희도 출연할지 모르겠다. 예능 노출이 안된 연예인은 수없이 많다. 그런 연예인을 출연시킨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쉼표)나영석PD의 창의성-copy(o)1

나 PD는 앞으로 작업해보고 싶은 사람으로 지성과 손현주를 꼽았다. 프로그램을 끌고가는 그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둘은 예능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 PD의 출연자 선정원칙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편안함과 일관성, 좋은 인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나 PD는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극제가 많이 들어간 콘텐츠는 예능이건 드라마건 당장에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편안하지는 않다. 나 PD의 예능을 ‘비움의 미학’이니, ‘덜어냄의 편안함’으로 해석하는 건 그때문이다. 나 PD는 MSG를 첨가하지 않은 프로그램, 심지어 사람조차도 예능감이 없어도 MSG가 첨가되지 않아 담백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밍키’와 ‘산체’ 등 동물들도 맥락속에서 잘 어우러져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나영석 PD는 “세상에서 아무리 좋은 것도 맥락속에 어우러져야 보기가 좋다. ‘산체’만 보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안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나 PD는 재미를 만들어낼만한 장치와 기능들을 나열시키는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식으로 녹여된다. 이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내가 이걸 왜 봐야하지’ ‘동물이 왜 저기 있지’에 대한 자연스런 설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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