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미국 워싱턴DC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17일(현지시간) 논의한 주요 의제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한 정책 공조 방안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 개혁안이다.
G20 경제를 이끄는 수장들은 각국의 엇갈린 경제정책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 불안을 경고하면서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IMF 지배구조 개혁이 더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완만하기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은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두 동의하는 바다.
문제는 각국의 통화정책이 상황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달리면서 금융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경기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양적완화 등새로운 통화 완화 정책을 내놨다.
ECB의 양적완화 이후에는 중국, 인도, 호주 등 20여개국이 기준금리를 낮춰 통화완화에 뛰어들었다. 한국도 여기에 동참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75%로 내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16일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 절하에 과다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자국 통화를 절하시켜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근린 궁핍화’가 나타날 수있는데다 외환시장 불안으로 환율 급변동, 자본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G20 경제 수장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국이 정책 기조를 신중히 조정하자는 데 합의했다.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거시건전성 조치와 적절한 자본이동관리 조치로 신흥국이 금융 불안에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IMF의 지배구조 개혁안도 이번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의 뜨거운 이슈였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개혁안 이행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했다. 중국 주도로 만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이후 나타난 변화다.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IMF 지배구조 개혁안의 핵심은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위기국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IMF 재원을 두 배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때 선진국 지분의 6% 이상을 신흥국에 넘겨준다는 구체적 합의도 나왔다. 미국의 IMF 지분율이 17.7%인 반면 중국은 4.0%로 6위에 그치기 때문이다. 2위가 일본(6.6%)이고 독일(6.1%), 프랑스(4.5%), 영국(4.3%) 순서다. 한국 지분율은 1.4%(18위)다.
AIIB가 상당한 호응 속에서 출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진국에 쏠린 IMF의 지분율 문제도 있다.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합의안이 반영돼도 미국은 여전히 1위 지분율을 유지하지만, 합의안은 미국 의회의 비준 거부로 4년 넘게 묶여 있는 상태다. 미국 하원의 공화당이 IMF 공여액은 늘어나는데 영향력은 줄어든다고 반대하고 있어서다.
이번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간 중 24개 신흥국 그룹(G24)은 미국의회가 IMF의 지분율 개혁안 처리를 거부함으로써 IMF의 정당성과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라가르드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IMF 지배구조 개혁안 이행을 요구하고,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을 만나서는 선진국들이 IMF 개혁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한국과 호주가 힘을 모으자고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미국 측에 IMF 비준을 다시 촉구했다. 또 IMF 이사회에 개혁안의 목표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중간단계의 대안(interim step)’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 의회의 비준이 없어도 개혁안과 비슷한 수준의 지분율 변동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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